23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경제민주화 청사진을 일부 공개하자 정치권에서는 "대선 후보와 당내 여론이 엇박자를 보여 혼란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금융'산업자본(금산) 분리와 관련, "세계 경향이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에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도 그런 쪽으로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의 경제민주화와는 차별화해 "저쪽은 지배구조를 중심에 두고 있어 재벌을 다 해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그러면 대기업이 가진 장점을 다 놓친다. 저는 경제력 집중에 따른 왜곡을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금산분리 강화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지나친 재벌 옥죄기엔 부정적인 모습이었다.
박 후보는 부자 증세에 대해서는 "한 계층에 엄청나게 (규제)하는 것은 조세정책을 왜곡시킬 수 있다"며 "무조건 증세를 하는 것보다는 씀씀이를 줄이는 것이 맞다"며 전날 자신의 6대 4 법칙, 즉 세출 60%를 효율화하고 세입 40%는 비과세'감면 축소나 세원 발굴을 통해 늘리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에서 대기업 총수에 대한 특별사면권 포기, 대기업의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방지 등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 날 열린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에서는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해 금산분리를 보다 강화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추진키로 하면서 "경제민주화가 얽히고설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모임은 경제력 집중 완화를 위해 대기업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 의결권을 제한하고, 대기업의 금융사 소유는 인정하되 금융사가 보유한 계열사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기업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을 강화(9%→4%)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 모임은 야당의 협조를 얻어서라도 입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박 후보는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것 이외에 기존 대기업 지배구조를 손대는 데 대해선 부정적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당내 모임이 박 후보보다 '좌클릭'하면서 박 후보의 개혁 이미지가 다소 약해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박 후보보다 실천모임의 안이 민주당 쪽에 가까운 입장을 보이면서 박 후보의 '좌클릭'이 약해 보인다는 것인데 "조율을 통해 통일된 안을 내놓고 당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일심(一心)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는 말들이 나온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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