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스코틀랜드의 로빈 훗, 로브 로이

1688년, 영국 의회와 오렌지 공 윌리엄이 결탁해 영국 왕 제임스 2세를 내쫓았다. 제임스 2세가 개신교와 갈등을 빚는 가톨릭에 기울고 왕권신수설에 기초해 의회와도 날을 세우다 벌어진 '명예혁명'이었다. 그러자 이에 반발해 제임스 2세를 잇는 스튜어트 왕가 후계자의 복위를 꾀하는 '재커바이트(제임스의 라틴식 발음인 야코부스에서 따온 말) 반란'이 이후 50여 년에 걸쳐 일어났다.

1671년 오늘 태어난 로버트 로이 맥그리거도 '재커바이트 반란'에 참여했다. 스튜어트 왕가는 원래 스코틀랜드 왕실이었으며 그의 집안은 스코틀랜드 고지 지역의 왕당파였기 때문이다. 맥그리거는 그 이전부터 암적색 머리칼 때문에 '로브 로이'(붉은 로이)로 알려진 무법자이자 의적이었다. 당시 스코틀랜드 고지의 오래된 관행인 가축 약탈과 공물 강요 등에 나섰으나 '스코틀랜드의 로빈 훗'이라는 별명에서 보듯 단순한 강도는 아니었다.

그는 앙숙인 몬트로즈 집안의 술수에 휘말려 41살에 파산하게 되자 10년간 몬트로즈 집안을 지속적으로 약탈했다. 결국, 수감돼 수년간 수형 생활을 하다 사면되고 나서는 조용한 노년을 보냈다. 1734년, 63세에 숨졌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에게 그는 우리나라의 임꺽정 같은 존재로 통했다. 그를 소재로 한 소설과 시, 영화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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