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삭발 독수리 10연패…공동선두 오른 사자 '머쓱'

한화 선수 서로 머리 깎아 "3연전 모두 못 줘" 결의했으나 결국 패

삼성 라이온즈가 '약골' 한화 이글스를 10연패에 몰아넣으며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삼성은 11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9대3으로 이기며 한화와의 주중 3연전을 싹쓸이했다. 이로써 삼성은 개막 2연패 뒤 NC에게 2승, 한화에 3승을 거두며 5연승을 질주, 5승2패로 승률 0.714가 되면서 롯데와 함께 순위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한화를 상대로 13승6패로 강한 모습을 보였던 삼성은 올해도 첫 만남서 3승을 쓸어 담았다.

◆미안하다 한화

한화 선수들은 11일 삼성전을 앞두고 대구구장에 모두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나타났다. 개막 이후 9연패로 몰린 10일 밤. 주장 김태균을 비롯한 선임들의 주도로 선수단 전원이 삭발을 결의하고 '바리캉' 2개를 구해 서로 머리를 깎았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마음이 그만큼 절박했고, 3연전 마지막 경기서는 반드시 승전보를 울리겠다는 의지를 모은 것. 김응용 감독도 1번부터 9번까지 모든 타순을 전날과 다르게 바꿔 연패탈출을 시도했다.

한화는 1회초 김태균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곧바로 삼성 이승엽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연패의 기운이 슬며시 퍼졌다.

2회에는 엉성한 수비로 역전을 당하며 무너졌다. 한화는 2회 삼성이 주자 1, 3루에서 1루 주자가 2루 도루를 시도하는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파고드는 '딜레이드 더블스틸'(상대 수비가 방심하는 사이 타이밍을 늦춰 루를 훔치는 방법)을 감행하자 이를 눈치 채고 3루 주자를 협살로 몰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2루수 조정원이 홈으로 파고드는 3루 주자 신명철과 신체접촉을 하는 바람에 주루방해가 선언돼 점수를 헌납했다. 행운의 점수를 얻은 삼성은 배영섭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고, 3회에는 5안타를 집중시키며 3점을 더 보탰다. 삼성은 5회 2점, 6회 1점을 추가하며 한화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한화는 4회 정현석의 적시타와 2루수 신명철의 실책을 틈타 2점을 쫓아갔지만 물오른 삼성 방망이를 마운드가 견뎌내지 못했다. 삼성은 적장이지만 전임 감독이자 사장으로 모셨던 김응용 감독에게 너무나 뼈아픈 3연패를 안겼다.

◆고맙다 한화

삼성은 이날 장단 15안타를 몰아치며 9득점 했다. 6회 최형우가 중전안타를 치면서 삼성은 이날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 박석민이 3안타를 쳤고 이승엽'박한이'신명철'이지영이 2안타씩을 때려냈다.

한화와의 3연전서 33안타(18득점)를 폭발한 삼성은 순위를 6위에서 선두까지 끌어올렸고, 팀타율도 0.307로 높이며 선두로 나섰다. 이승엽과 최형우는 마수걸이 홈런을 기록했다.

마운드도 안정을 찾았다. 한화전서 차례로 나온 윤성환-차우찬-장원삼 등 삼성 선발진은 1승씩을 쓸어담았고, 윤성환과 차우찬은 시즌 첫 승의 달콤함을 맛봤다. 팀 평균자책점을 3.71(4위)로 낮춘 삼성은 한화전을 통해 투'타의 균형을 찾으며 사상 첫 정규시즌 3년 연속 우승에 확실히 시동을 걸었다.

한편 신생팀 NC는 잠실에서 LG에 4대1 승리를 거두며 8경기 만에 창단 첫 승리의 감격을 맛봤다. 광주에선 두산이 9대0으로 KIA를 꺾었고 문학에선 넥센이 SK를 4대3으로 물리쳤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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