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틈새시장 노려라…취업 적성 고려한 이색 대학 진학 길잡이

입학이 곧 취업, 간판보다 실속따진다면 더 고민 할 이유가 없지

사내 대학의 롤모델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 중공업사관학교는 합격과 동시에 정식사원으로 채용돼 인기가 높다. 학생들의 수업 모습. 대우조선해양 홍보팀 제공
사내 대학의 롤모델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 중공업사관학교는 합격과 동시에 정식사원으로 채용돼 인기가 높다. 학생들의 수업 모습. 대우조선해양 홍보팀 제공
대우조선해양 중공업사관학교 학생들의 수업 모습
대우조선해양 중공업사관학교 학생들의 수업 모습
한국예술종합학교 캠퍼스
한국예술종합학교 캠퍼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청년 백수' '88만원 세대' 등 청년 취업난을 반영하는 말들이 난무하는 시대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기술을 익혀 취업하기 위해 다시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당장 대학 진학이 지상 과제인 고교생들에게 이런 현재는 먼 미래의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 곧 성인이 될 자신들에게도 닥칠 고민거리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어느 대학, 학과를 선택하는 게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일지 지금부터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

단지 성적에 맞춰 진학할 대학을 고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자신의 적성뿐 아니라 전공 분야의 취업'발전 가능성도 따져보는 게 바람직하다. 간판보다 실속을 생각한다면 또 다른 길이 보인다. 취업과 진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학생들에게 '사내(社內) 대학' 등 이색 대학을 소개한다.

◆사내 대학

대기업이 기존 고졸 사원을 대상으로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형태는 크게 교육부의 인가를 받아 정식 학위를 수여하는 '사내 대학'과 학위를 수여하지 않는 '기업 대학'으로 나뉜다.

2005년 '삼성전자중공업대학'이 최초의 정식 사내 대학으로 출범한 이래 현재 사내 대학은 모두 7곳으로 늘었다. 아직 전형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중공업사관학교'(http://dhia.dsme.co.kr)는 취업 연계 사내 대학의 롤모델로 꼽히는 곳이다. 지난해 전국 단위 자율형 사립고와 외국어고 졸업생의 지원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합격과 동시에 정식 직원으로 채용돼 규정된 급여를 받으면서 전액 회사 지원으로 학위를 취득하는 데 있다.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공과대학 과정과 특성화고 학생들만 대상으로 하는 설계'생산관리 전문가 과정으로 나눠 모집한다. 공과대학 생도들 경우 첫해에는 집체교육을 받고 이듬해부터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저녁 시간과 주말을 활용해 공부한다.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하면 4천만원 후반의 연봉을 받게 된다. 이미 실무형 교육을 받고 들어온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3개월의 교육을 거쳐 현업에 배치되면 4천만원 초반의 연봉을 받는다.

이곳 입학은 엄밀히 따질 때 '입시'가 아니라 '채용'이기 때문에 상세한 요강은 공개하지 않는다. 서류전형에서 자기소개서와 내신 성적, 수능시험 성적을 평가하고 면접은 1박 2일로 전국 5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첫날 영어 지필고사와 작문시험, 인'적성검사를 하고 둘째 날 면접을 본다. 지난해 경우 수능시험이 끝난 11월 26일부터 12월 7일까지 이곳 홈페이지를 통해 원서를 접수했다.

이곳 외에도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SPC그룹, 현대중공업,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산업은행 등이 사내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실속형 대학

고교생들보다 나이가 많은 사회인들에게 더 잘 알려진 곳이 '한국농수산대학'과 '농협대학교'다. 특히 농협대학교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농협으로 직행하는 관문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농수산대학(www.af.ac.kr)은 학교 특성상 지원자의 나이가 많은 편이다. 농업에 종사하려는 의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해 수시모집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작물'원예'산림'축산'수산 계열에서 모두 390명을 선발하는데 수시 비중이 70%(231명)다.

전형별 배점(300점 만점 기준)은 일반전형 경우 수능시험 성적 150점, 영농(營農)'영어(營漁) 기반 100점, 면접 50점이고 특별전형은 학생부 150점(교과 120점, 출석 30점), 영농'영어 기반 100점, 면접 50점이다. 총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영농'영어 기반 점수는 한국농수산대학만의 평가요소. 지원자 본인 또는 직계존속의 영농'영어 기반 규모에 따라 점수를 준다.

'입학=취업'이라고 통할 정도로 최고의 취업률을 자랑하는 곳이 농협대학교(www.nonghyup.ac.kr)다. 이곳은 신입생을 정시모집에서 100% 선발한다. 모집 분야는 협동조합경영과 하나로 3년 과정이다.

전형은 세 가지로 구분된다. 고교 졸업자로 수능시험에 응시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전형(정원 33명)과 지역 농'축협 정조합원의 자녀에 한해 지원 가능한 지역인재전형(33명), 전문대 이상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대졸 이상 특별전형(34명)이 그것이다.

일반전형 경우 1단계에서 수능시험 성적으로만 모집 인원의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내신 성적 50%와 면접 50%로 합격자를 최종적으로 가린다. 면접에선 농업과 농촌에 대한 애정을 가졌는지 여부를 살핀다. 면접은 지역 조합장을 포함한 다섯 명의 면접관들이 질문한다.

군사 관련 학과가 개설된 곳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 군사학과는 전국 21개 대학에서 운영 중이다. 그 가운데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세종대 국방시스템공학부와 항공우주기계공학부(공군조종장학생), 충남대 해군학 전공 외에도 대전대, 청주대, 경남대, 건양대, 용인대, 영남대, 원광대, 조선대 군사학부가 육군과 협약을 맺은 대학들이다.

◆문화 전문가 양성 대학

'한국예술종합학교'(www.karts.ac.kr)는 개교 20년 만에 세계 유명 예술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급성장했다. 6개 예술원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독립적인 예술원 하나하나가 이미 국내외 정상급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다른 예술원과의 통섭을 권장하는 시스템이다.

이곳은 융합과 통섭을 지향한다. 예술사(일반대학 학부에 해당)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공통교과과정을 8학점 이상 이수해야 한다. 다른 장르에 대한 소양과 이해가 개별 장르에 대한 이론적 토대가 되는 것은 물론 창조를 위한 통섭의 기반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음악원이 133명을 선발하는 것을 비롯해 연극원 85명, 영상원 105명, 무용원 16명, 미술원 8명, 전통예술원 85명을 뽑는다. 6개 예술원의 독립성은 입시에서도 나타난다. 각 예술원의 입학전형 기간과 방법, 인원이 모두 다르다. 전형은 특별전형과 일반전형으로 구분되는데 특별전형 자격 요건은 예술원별로 다르기 때문에 입시 요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2014학년 입시 주요 변경사항은 ▷특기자전형 영상원과 미술원의 외국어성적 우수자 기준 강화(토익 기준 현 800점에서 900점 이상) ▷연극원과 무용원의 예술경영학과 1차 시험 언어능력평가를 글쓰기로 대체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입시 일정이 지난해보다 3개월 빠른 7월 시작 등이다.

평가는 다단계로 실시된다. 1차에서 내신, 기본 실기, 언어능력, 영어시험 등을 치러 예술적 기본소양을 평가하고 2차에서 심층 실기나 구술, 글쓰기 등을 통해 예술적 재능을 검증한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www.nuch.ac.kr)는 해가 갈수록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전통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데다 실무 위주 교육으로 취업이 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문화유산 전문가를 양성하는 국내 유일한 대학이다. 한류 열풍이 한창이던 2000년 개교해 문화재 보존과 관리, 활용을 위한 핵심 인재를 양성해왔다. '전통을 지키는 것은 배고픈 일'이라는 편견을 확실히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 기관과 문화재 산업 분야 취업이 가장 활발하다.

이곳은 특수목적대학으로 일반대 수시 지원 횟수 제한에 해당되지 않아 특별전형(원서 접수 5월 20~24일)'일반전형(6월 24~28일) 두 차례 지원이 가능하다. 등록금은 4년제 사립대의 절반에 불과하다. 전통문화대의 경쟁력이 알려지면서 경쟁률은 해마다 올라 서울 중위권 대학에 합격할 만한 성적 우수자가 몰리고 있다. 모집 전공은 문화재관리학과(20명), 문화유적학과(20명), 전통조경학과(20명), 전통건축학과(20명), 보존학과(20명), 전통미술공예학과(40명)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도움말=(사)지식플러스 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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