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몽골 초원과 사막에서 펼치는 '발굴 퍼포먼스'

몽골 '노마딕 레지던스' 지역 예술과 6명 참가

몽골땅에서 대구 작가들의 진지한 고민은 어떻게 예술로 펼쳐질까.

지역 예술가들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2013년 제6기 몽골 노마딕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8월 1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프로젝트 기획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참가하는 작가는 기획자인 김은진 경산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를 비롯해 리우, 이도현, 김규형, 나영오, 윤동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몽골예술위원회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한국과 몽골에서 각각 선정된 기획자 및 작가 12명이 참가한다. 몽골에서 몽골 전통가옥 양식 '게르'를 개조해 만든 공간에서 작품 구상 내용을 소개하고 토론하며,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참여형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한다. 울란바토르에서 레지던스 성과를 공유하는 결과보고 형식의 공동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다.

이번 프로그램의 제목은 비비쉬 프로젝트. 비비쉬는 몽골어로, '나는 내가 아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김은진 경산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가 기획했다. "박물관에서 일하지만 늘 역사와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전시를 해보고 싶었어요. 역사든 예술이든 결국 근원을 찾아나가는 작업이잖아요. 그래서 '발굴 퍼포먼스'를 기획하게 됐어요. 근원에서 출발해 우리와 몽골의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거예요. 먼 과거, 우리가 만났을지 모르는 시점에서 출발하는 거죠."

작가들은 몽골에서 몸에 자석을 부착한 줄을 묶어 끌며 사막과 초원에서 쇠붙이를 수집한다. 쇠붙이는 이들에게 문명의 상징이다. 몽골에서 건져 올린 돌, 뼈, 나뭇가지 등을 마치 유물을 수습하고 전시하듯 현지에서 전시한다. 일종의 고고학적 퍼포먼스인 셈이다. 이 자체를 유쾌한 해프닝으로 보여주면서 이 여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고 설치한다. 쇠붙이를 찾아나가는 과정 자체가 먼 과거로 돌아가는 의미를 지닌다. 이때 작가들이 퍼포먼스를 통해 수집하려는 쇠붙이는 문명의 상징이다.

리우는 석고로 만든 좌상을 가져가 사막과 초원의 흔적을 묻혀오고, 몽골 현지 종이로 사람형태를 만들어 그들의 이름을 붓으로 쓴다.

나영오는 몽골 인물의 느낌과 그들이 가진 이름 등을 다양한 색으로 느낌을 살려 즉흥적으로 손으로 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김규형은 전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동시에, 쇳가루 채집 작업을 대구, 몽골 등 다양한 지역에서 앞으로 꾸준히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그 밖에도 이도현은 퍼포먼스를, 윤동희는 영상작업을 한다.

작가들은 "침체된 미술계의 분위기를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바꿔보고 싶다"면서 "미리 계획한 작업도 중요하지만, 현지에서 일어나는 사정이 더 중요하다. 어떤 일들이 발생하고,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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