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등장한 글리벡을 시작으로 불치병으로 여겨지던 만성골수성백혈병은 먹는 약으로 치료 가능한 암이 됐다. 약을 제대로 올바르게 복용하면 거의 기능적 완치가 가능할 수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즉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약물 복용만으로도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고, 완치를 목표로 치료하는 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약 제때 제대로 복용이 가장 중요=완치에 이르려면 약을 정확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처방약을 얼마나 제때, 제대로 복용하는지를 '복약순응도'라고 한다. 특히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에게 복약순응도는 치료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중증 질환자 365명을 대상으로 한 처방약 복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3명 중 1명(35.1%)은 약 복용을 임의로 1회 이상 중단했던 경험이 있고, 환자 4명 중 1명(24.7%)은 약을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먹지 않는다고 한다.
처방된 약을 모두 복용하지 않은 이유는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려서(44.4%) ▷약 부작용이 심해서(21.2%) ▷가끔 복용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서(12.6%) ▷증상이 좋아진 것 같아서(8.1%)라고 한다. 약을 안 먹었을 때 대처방법으로는 '특별한 대처 없이 넘어간다'가 73.4%인데 비해 의사나 약사와의 상담 또는 병원 방문은 12.5%에 불과한 실정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맞춤형 약제 있어=최고의 약효를 얻으려면 복용법을 꼭 지켜야 한다. 음식물과의 상관관계, 복용 시간, 복용 간격을 지키는 것은 혈중 약물 농도를 올바르게 유지해 최적의 약효를 얻도록 한다. 예상치 못한 이상반응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들은 약제마다 특성에 따라 복용법이 다양하다. 하루에 한 번 복용하는 약제도 있고, 하루에 두 번 12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약제도 있다. 약의 개수도 한 알에서 네 알까지 다양하다.
위장장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드시 식사 도중이나 식사 직후 많은 양의 물과 함께 삼켜야 하는 약이 있고, 식사로 인해 혈중 농도가 높아져 이상반응이 나타날까 봐 식사 1시간 전이나 2시간 후에 먹어야 하는 약도 있다.
반면 음식물 섭취 여부와 상관없이 원하는 시간에 먹으면 되는 약도 있다. 자영업을 하는 박순희(가명'43) 씨는 1년 전 만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직업 특성상 식사 시간이 불규칙해 음식물 섭취 여부와 상관없이 하루 한 알을 먹는 2세대 표적항암제를 투여했다. 이후 박 씨는 빠르고 뛰어난 효과를 보았고, 특별한 이상반응 없이 잘 적응하고 있다.
◆일기 쓰듯이 약 먹은 일지 적어야=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경우 복약순응도는 9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약을 제대로 먹지 않는 경우가, 한 달(30일)에 최소한 3차례 미만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약물치료 효과가 떨어지거나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기거나 ▷질병이 단계별로 진행하는 상태가 되면 치료가 어려워져 사망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일기를 쓰듯이 약물복용일지를 기록하면 도움이 된다. 복용날짜, 시간 등을 표시하고 그날의 몸 상태나 음식물 섭취 등도 함께 기록해두면 유용할 것이다.
약물의 다양한 이상반응과 동반질환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등의 이상반응은 정도에 따라 매우 위험한 상태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도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혈액종양내과 도영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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