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쇄 잡지 뭔가 허전했나요? 이젠 온라인 웹진서 무한소통

제작비 적게 들고 쌍방향 소통 장점…'대구문화' 등 지역 웹진 속속

얼마 전 인터넷에서는 MBC 최현정 아나운서가 화제가 됐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의상과 분위기로 전문 모델 못지않은 모습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최 아나운서가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한 곳은 한국아나운서연합회가 펴내는 '아나운서 저널'의 온라인판 '웹진'(Webzine). 아나운서들이 모든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잡지로, 최근 인터넷 서비스도 시작했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웹진의 장점을 활용, 국민과 소통의 폭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지역에서도 다양한 기관'단체들이 웹진을 통한 마케팅'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웹진이란?

웹(Web)과 매거진(Magazine)의 합성어인 웹진은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온라인 발간물'을 가리킨다. 일반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홈페이지에 주기적으로 새로운 기사를 제공하는 잡지의 성격이 더해진 형태다. 세계 최초의 웹진은 1994년 미국에서 창간된 '핫 와이어드'(Hot wired)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1996년 발간된 문화비평 사이트인 '스키조'가 효시로 꼽힌다.

웹진의 가장 큰 장점은 활자로 인쇄된 잡지가 아니기 때문에 제작비가 적게 든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약간의 자본과 기술만으로도 자신의 관심 영역을 사이버 공간을 통해 공론화시키고, 이용자의 참여를 통해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다. 낚시, 마라톤 등 취미생활은 물론 동성애, 언더그라운드 문화 등 기존 인쇄잡지가 쉽게 다루지 않았던 영역의 웹진들이 등장하는 까닭이다. 외환위기 직후 기업들이 사보 발간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앞다퉈 웹진에 뛰어들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웹진은 또한 활자매체와는 달리 지속적인 보완과 수정이 가능하며 지면의 제약도 없다. 또 멀티미디어적 요소를 도입, 다양성과 심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도 있고 쌍방향성도 갖췄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독자 참여 퀴즈 등 기업들이 웹사이트 재방문율을 높이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수단으로도 주목하고 있다.

웹진은 크게 독립형과 종속형으로 나뉜다. 독립 웹진은 말 그대로 소규모 자본으로 창간돼 특정한 목적의식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다. 독자적 영역을 확보하고 있거나 터부시되는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종속형은 대규모 자본'조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내 대기업 상당수가 경영전략적인 목적으로 웹진을 운영하고 있다. 구태의연한 홈페이지로는 네티즌의 눈길을 끌 수 없는데다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전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구교태(45)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는 "웹진의 성패는 콘텐츠의 지속적 업데이트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런 점에서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 독립형 웹진들이 활성화되는 데에는 다소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역에서 눈에 띄는 웹진들

대구에서 독립형 웹진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각종 기관에서 제공하는 웹진도 보는 재미가 쏠쏠해 독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무료로 발행하고 있는 '대구문화'(http://artcenter.daegu.go.kr)는 1985년 12월부터 지역의 문화계 소식을 전하고 있다. 올해 8월호가 통산 333호일 정도로 역사가 깊다. 웹진으로도 발행된 것은 2008년 1월호부터였으며, 1년여 전부터 60여 쪽으로 내용을 보강했다.

8월호는 '문화에세이' '특집-명함 한 장 주세요' '포커스' '대구 시간여행' '해외통신원' '피플' '젊은 그들' '문화계 이모저모' 등으로 구성됐다. 임언미 편집장과 홍미혜'박은영 기자 등 3명이 취재와 편집을 맡고 있다. 박은영 기자는 "오프라인 잡지의 내용을 인터넷으로 서비스하는 형태이지만 대구에서 발행되는 문화 웹진으로서는 아마 유일할 것"이라며 "정기 구독자가 차츰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구문화'는 책자로도 받아볼 수 있다. 1년치 우편료 6천원을 내면 가정이나 사무실로 발송해준다.(문의 편집실 053-606-6140~2)

자원봉사에 관심이 있다면 대구시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원봉사 스토리'(www.dgvolunteer.co.kr)에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대구 자원봉사자들의 생생한 나눔 현장과 지역사회에 긍정적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유관단체'기관을 취재, 2005년 9월부터 격주로 전하고 있다.

최신호인 제131호에서는 '2013 전국대학생자원봉사자대회' '자원봉사 기초교육' '다문화가정 아동과 함께 떠나는 여행' '제3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등의 소식을 다뤘다. 대구자원봉사센터 이은자 씨는 "기사 취재는 대학교 재학'휴학생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홍보기자단이 맡고 있다"며 "현재 이메일 구독자는 약 3만 명 수준"이라고 했다.

다음 달 초부터 2014학년도 대학 수시모집이 시작되는 가운데 수험생이라면 지역 각 대학들의 웹진이 도움될 만하다. 경북대 웹진(http://webzine.knu.ac.kr)은 2002년 6월 1호가 발행된 이후 이달로 175호째를 맞았다. 학내외 인물의 심층 인터뷰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학교 소식들을 싣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대장암 및 직장암 로봇수술의 세계적 권위자인 최규석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인터뷰가 눈길을 끈다. 재학생 7, 8명이 취재'편집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12기째 운영되고 있다. 경북대 홍보과 이지예 씨는 "진학을 앞둔 고교생이라면 웹진의 'KNU 동문' 'KNU 피플' '직업검색엔진' 등의 코너가 대학'학과 선택에 유용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영남대는 'YU Talk'를 지난 3월부터 웹진으로 내고 있다. 매월 1, 2회 한국어와 영어로 발행되며 19만 명 정도가 이메일로 받아보고 있다. 또 대구가톨릭대는 매주 다양한 학내 소식을 전하는 '통'(통산 567호), 계명대는 소식지 'Keimyung Bridge'를 연 2차례 발행하고 있다. 이 밖에 대구교육청은 'e-대구교육소식'을 이메일 뉴스 레터 형식으로 매주 제공하고 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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