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수사에 나서면서 과거 대형 공안사건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큰 규모의 공안사건으로는 이번 국정원 수사의 대상인 이석기 의원도 연루됐던 1999년 '민혁당(민족민주혁명당) 사건'이다. 국정원은 당시 민혁당을 1980년대 학원가의 주사파 핵심세력들이 북한에 포섭돼 조선노동당에 가입하고 남한 내 혁명전위조직으로서 결성한 지하당으로 규정했다.
국정원은 1998년 북한 반잠수정에서 확보한 전화번호 수첩 등을 단서로 남파 공작원과 민혁당의 연결고리를 캤다. 당시 잠수정은 남파 공작원이 민혁당의 조직검열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중 전남 여수 해안에서 격침됐다.
핵심 인물은 1980년대 학원가 주체사상의 교본이었던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 씨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인 김 씨는 1989년 노동당에 입당하고 밀입북해 김일성 당시 주석을 만난 뒤 서울대 법대 동기 하영옥 씨 등과 함께 민혁당을 조직했다.
김 씨는 1999년 수사 당시 구속됐다가 사상전향서를 쓰고 '공소보류'로 풀려났다. 그러나 함께 기소된 하영옥 씨는 징역 8년형을 받았다. 이석기 의원도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지만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가석방됐다.
지난 2011년에는 '왕재산' 사건이 있다. 왕재산은 총책인 김모(50) 씨가 1993년 김일성 당시 주석에게 지하당을 건립하라는 지령을 받고 구축한 간첩단이다. 왕재산은 북한의 대남 공작부서인 노동당 산하 225국에 진보적 정치활동가들의 모임을 조성하겠다고 보고하고 국내 정치동향도 북한에 전해줬다. 총책 김 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됐다.
1960, 1970년대에도 '인혁당(인민혁명당) 사건'과 '남민전(남조선 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 사건' 등 북한의 지령을 받아 국가 전복을 꾀한 혐의를 받는 사건이 여럿 발생했다.
그러나 상당수는 수사 과정에서 고문과 가혹행위가 있었거나 조직의 실체가 과장'왜곡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번 수사에서 통합진보당과 경기진보연대 관계자들의 내란음모 등 혐의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손꼽히는 대형 공안사건이 될 전망이다.
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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