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공장 임원인 김모(37) 씨는 롯데건설 일을 했지만 정산 결과 수백만원이나 손해 봤다. 이뿐만 아니라 일을 하는 과정에서 수시로 불려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그는"납품하고 손해를 본 것은 그럴 수 있다 쳐도 '을'의 자존심까지 짓밟는 업무 태도에 분을 삭이지 못하겠더라"며"다시는 롯데건설 일을 맡지 않겠다"고 했다.
롯데건설이 수도권 1군 건설사 중 대구에서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아파트를 지었지만 협력업체 쥐어짜기와 지역의 '낙수효과'를 차단, 업계의 원성을 사고 있다.
롯데건설은 하반기 대구 동구 율하동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분양 방식을 수수료 체계에서 직영으로 바꿨다. 수수료 방식은 아파트 가구당 분양 수수료를 붙여 대행사에게 지급하는 방식인데 반해 직영은 운영 인력에 대해 임금을 산정해 주는 식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낮은 임금과 운영 인력 제한 등으로 건설사가 마음먹기에 따라 경비가 천양지차로 달라진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수수료 체계는 그나마 수익이 보장되지만 직영 체계는 사업을 따고도 뒤로 밑지는 일이 많다"면서 "분양대행사들은 직영보다 수수료 방식을 선호한다"고 했다.
롯데건설은 앞서 분양한 수성1가 더 퍼스트 단지 사업 때도 구설에 올랐다. 분양대행사로 참여한 지역 A업체에게 성공분양을 기념한다며 직원들의 해외여행 경비를 떠넘겼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분양을 잘하고도 손해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대행사 한 직원은 "을의 위치에 있는 분양대행사는 건설사의 입맛에 따라 일을 해야 하며 손해가 나도 어쩔 수 없다. 벙어리 냉가슴만 앓는 경우가 다반사다"고 하소연했다.
분양대행사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역 업체가 일을 맡기 때문이다. 분양광고의 경우 롯데건설은 자회사인 대홍기획에 일감을 몰아준다. 일부 적은 물량을 지역 업체에 떼주긴 하지만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지역 광고대행사들은 "롯데건설은 돈 되는 일은 전부 대홍기획에게 주며 지역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쥐꼬리만큼 지역업체에 일을 준다"면서 "일을 맡은 업체는 업계에서 총알받이라고 부른다"고 귀띔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사업별로 대행구조를 따져봐야 하겠지만 롯데건설의 일을 계열사가 떠맡아 하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일감몰아주기다"고 밝혔다.
부동산 중개사들도 속앓이가 크다. 롯데건설이 수성1가 아파트 분양 때 소개비로 주기로 한 지급금을 한 달이나 늦게 준 것. 한 공인중개사는 "소개비로 먹고사는 중개사들은 요즘 사정이 어려워 결제가 급한데도 혹시 다른 사업 때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참고 기다려야만 한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은 "아파트 공사 때 지역 업체에 일감을 많이 주고 지역에도 기여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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