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발동동 구르며 PS표 구하던 야구 팬 어디갔나?

실책·폭투·사사구 등 졸전…8년 만에 만원 관중 실패 "인기 꺾인 것

'팬심(心)'을 잃은 걸까, 가을 야구에 빈자리가 있다니.'

정규시즌서 기세가 꺾인 프로야구의 관중몰이가 포스트시즌서도 찬바람을 맞고 있다.

11일까지 진행된 준플레이오프(준PO) 3경기 중 2경기가 만원 관중 동원에 실패했다. 예전 같으면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이 발을 동동 굴렀지만, 올가을 잔치는 벌써 2경기째 구석구석 빈자리를 드러낸 것. 심상찮은 기운에 프로야구의 인기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 간의 준PO 3차전. 이날 집계된 관중 수는 2만697명. 수용인원 2만5천500석 중 4천803석이 비었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경기 중 만원사례에 실패한 것은 2005년 10월 10일 두산과 한화의 플레이오프 3차전(2만4655명) 이후 8년 만이다.

올해 포스트시즌 이상 기류는 포스트시즌 첫 번째 경기인 준PO 1차전부터 감지됐다. 8일 준PO 1차전은 목동구장에서 열린 첫 번째 포스트시즌이었만 만원 관중에 실패했다. 그날 1만600명 수용의 목동구장엔 7천716명이 찾았다.

준PO 1차전 때는 태풍이 한반도를 지난다는 소식에 팬들이 야구장을 찾지 않았다 하더라도 준PO 3차전서 또다시 만원관중에 실패한 것은 프로야구의 인기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 1, 2차전서 실책, 폭투, 사사구를 쏟아낸 졸전이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유례없이 7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는 올 시즌엔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지난해 대비 10%의 관중 감소를 경험했다. 시즌 전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 대표팀의 예선 탈락은 팬들의 야구 열기에 불을 놓지 못했고 처음으로 도입된 9구단 체제에서 온 들쭉날쭉한 경기일정은 팬들의 관심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스타급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잇따랐지만 이들을 대체할 대형 선수는 나타나지 않으면서 팬들의 시선이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로 향한 것도 국내 프로야구의 인기를 주춤하게 했다.

더욱이 정규시즌 3, 4위가 맞붙은 준PO서 연일 나온 실망스런 경기 내용은 팬의 관심을 더욱 멀어지게 하는 단초가 되고 있다.

한편 11일 열린 준PO 3차전서는 두산이 연장 14회말 이원석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넥센을 4대3으로 물리치며 승부를 4차전으로 몰고 갔다. 두산은 2패 뒤 첫승을 거둬 대반격의 기회를 잡게 됐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최장시간인 4시간 43분의 혈투는 14회에야 승부가 갈렸다. 두산은 3대3으로 맞선 14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이 넥센 투수 김영민으로부터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이어 홍성흔이 우전 안타를 날려 무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다. 천금 같은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온 이원석은 김영민의 초구를 받아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날려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