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원…사막… 실크로드의 속살…중견 화가 4명 기획전

작가 4명과 함께한 대장정 '혜초의 길' 생생한 탐사

최석윤 작
최석윤 작 '타슈켄트의 아이들'
이인 작
이인 작 '실크로드 가는 길'

한국의 중견화가 4명의 기획전 '실크로드를 그리다-경주에서 이스탄불까지'가 대구 MBC 특별전시장에서 4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경상북도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소설가와 화가가 짝을 이루어 실크로드 구간을 탐사한 뒤, 소설가는 단행본(휴먼앤북스 출판사-'천국 혹은 낙원의 길')으로, 화가는 그림으로 실크로드를 표현한 것이다.

박상우-이인(중국 구간), 성석제-최석운(중앙아시아 구간), 조용호-김선두(이란 구간), 권지예-황주리(터키 구간) 등으로 작가 4인과 화가 4인이 여행을 했고, 화가 4인이 그린 그림을 한꺼번에 전시한다. 한국 최초의 실크로드 전 구간 그림 기획전으로 모두 45점 전시된다.

이번 기획전을 위해 화가 이인과 소설가 박상우는 중국 시안에서 둔황을 거쳐 파미르 고원까지 1만㎞에 이르는 대장정을 마쳤다. 또 화가 최석운과 소설가 성석제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까지 그야말로 동양도 서양도 아닌 실크로드의 중심 중앙아시아를 걸었다. 화가 김선두와 소설가 조용호는 이란 일대를 갔다. 정치적 상황으로 비자발급도 어려운 나라였지만, 가기 어렵기에 그들은 더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쌌던 것이다. 터키 구간은 황주리 화백과 소설가 권지예가 쓰고 그렸다. 비교적 여행하기 좋은 곳이었지만, 터키 동쪽 구간은 일반 여행객이 잘 가지 않는 곳이기에 여행의 달콤함은 컸다.

이인 화백의 그림에는 광활하고 광막한 사막과 초원의 풍광이 오롯이 담겨 있다. 초원지대를 여행한 최석운 화백의 화폭을 지배하는 색은 초록이다. 그 초록은 그림마다 조금씩 변주되는데, 소설가 성석제는 '테레키나무와 당나귀'의 초록에 대해 "테레키는 활엽수 큰 키나무로 어릴 적 식목일에 현사시나무니 은사시나무니 하여 어지간히 많이 심었지. 영어로는 'aspen'인데 그 범주는 아주 넓어서 포플러와 미루나무에 백양까지 모두 포괄하고 있지. 언뜻 보면 벨료자와 테레키는 비슷하게도 생겼어. 나무껍질이 희고 모양이 곧게 쭉 뻗었으며 잎이 많이 달린다는 게 혼동을 부르지. 바람이 불 때마다 벨료자와 테레키는 작고 많은 이파리를 사시나무 떨 듯 흔들어 대지" 라고 말한다.

이란을 탐사한 김선두 화백의 그림 '혜초의 길'은 천상에 별이 박혀 있는 푸른 하늘을 형상화하고 있다. 1천300년 전의 혜초가 보았던 밤하늘이나 현재의 김선두 화백이 본 밤하늘 풍경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김선두 화백의 그림은 1천300년이 흐르는 동안 그 밤하늘이 남몰래 훔쳐보았던 사연을 털어놓는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는 밤하늘이 목격했던 스토리가 흐른다. 황주리 화백의 '실크로드 가는 길'은 터키 여행에 관한 추억의 잔치다. 사진을 찍기도 찍히기도 하고 메모를 하기도 하는 여행자들의 모습, 카파도키아나 대성당의 풍광,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의 모습, 터키 현지인의 생활 등 여행 중 인상 깊었던 여러 현장들이 함께 담겨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