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 대통령 "국민 신뢰 저하·국론 분열 행위 묵과하지 않을 것"

당·정·청 초강경대응…朴 "장병들 무고한 희생 절대 헛되게 해선 안돼\

정부와 새누리당이 종북(從北)으로 규정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 미사에 대해 청와대와 당'정이 26일 초강경 모드로 연일 총공세에 나섰다.

국가 정체성과 국론분열을 야기하는 행위에 대해 엄단하는 한편, 지난 대선을 불법선거로 몰아 현 정부의 정통성을 무너뜨리려는 '범야권'의 시도를 조기에 차단하려는 해석으로 읽힌다.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지금 국내외의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들이 많다"며 "앞으로 저와 정부는 국민들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이런 일들은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각 수석들께서는 국민을 대신해 일하고 계신 분들인 만큼 국민을 위해 잘못된 그 어떤 것들에도 결코 굴복하거나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일해주기를 바라며, 각 분야의 부정부패나 공직기강을 바로잡는데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침몰을 옹호하는 듯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소속 박창신 원로신부의 최근 발언을 겨냥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나라를 위해 젊음을 바치고 죽음으로 나라를 지킨 장병들의 사기를 꺾고 그 희생을 헛되게 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그것은 장병들과 묵묵히 살아가는 국민에게 큰 아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25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간부회의에서 "순국선열의 희생을 바탕으로 나라를 건국했고 6'25 남침에서 수많은 국군 장병들이 생명을 바쳐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했으며, 피를 흘리며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킨 젊은이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면서 "(정의구현사제단의 최근 시국 미사는)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적에 동조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총리는 특히 "박 신부의 발언은 사제(司祭)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본을 망각한 언동으로 북한의 논리를 대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고한 주민에게까지 포격을 가하여 생명을 빼앗은 반인륜적인 북한의 도발을 옹호하는 것으로 결코 좌시할 수 없으며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정 총리는 박 신부 발언과 관련한 질의에 "참으로 경악스러운 일"이라면서 "사제 이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젊은 장병이 피 흘려 지킨 NLL에 대해, 또 무고한 우리 주민이 사망한 일까지 벌어진 행위에 대해 옹호하고 찬양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전 국민의 이름으로 지탄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도 사제단 성토장을 방불케했다. 황우여 대표는 "종교에는 국경이 없지만 종교인에게는 엄연히 조국이 있다"고 했고, 최경환 원내대표는 "46명 천안함 장병의 넋을 기억한다면 북한 도발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북한 편을 드는 발언을 취소하고, 사죄하라"고 말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월남 패망의 적은 바로 내부에 있었다. 신부들이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하고, 북한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이 과거 베트남의 멸망 사례와 같다"고도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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