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은 UN에서 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는 12월 첫날에 에이즈로 사망한 감염인을 추모하고, 에이즈를 예방하며, 감염인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한다. 대구경북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한에이즈예방협회는 물론 에이즈 관련 기관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고, 특히 우리 협회에서는 교육청과 함께 청소년 에이즈 예방을 위한 'AIDS Free, Know AIDS' 행사를 3년째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로 26회째를 맞는 세계 에이즈 날의 슬로건은 'Getting to Zero'이다. 이는 차별 제로, 신규 감염 제로, 사망 제로를 의미한다. 1981년 미국에서 첫 감염인이 발생한 이후, 한국에서는 첫 감염인이 1985년에 공식적으로 등록되었다. 이로써 국내 에이즈 역사도 벌써 28년이 되었다. 올해의 세계 에이즈의 날의 주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에이즈는 신체적인 질병으로 감염을 막기 위해 예방하고, 사망을 줄이기 위해 치료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1997년 이후로 에이즈를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면서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닌 만성질환으로 개념이 바뀌었다. 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에이즈를 당뇨와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바꾸었으니 에이즈에 대한 과거의 그릇된 인식은 이제 종식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에이즈에 대한 인식은 1985년 이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80% 이상은 에이즈를 연상하면 부정적인 단어를 떠올린다고 한다. 에이즈는 더 이상 죽지 않는 만성질환이지만, 국민의 부정적인 인식과 대중매체에서 생성된 왜곡된 정보로 인해 여전히 우리 사회의 HIV/AIDS 감염인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아직도 사투를 벌이고 있다. HIV/AIDS 감염인의 자살률이 비감염인에 비해 10배 이상 높다는 사실은 에이즈 감염인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를 방증한다.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에이즈에 대해 의학적 사실에 근거한 합리적인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에이즈에 대한 지식은 잘못된 것들이 많다. 그 이유는 의학적 사실과는 무관하게 언론을 통해 생산된 것을 국민들은 그대로 받아들였고, 초기 정부의 공포를 조장하는 에이즈 예방 전략으로 국민들의 인식은 상당히 왜곡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학적 사실로서 에이즈는 일상생활로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에이즈의 감염경로는 정액, 질 분비액, 혈액, 모유를 통해서만 감염될 뿐, 그 이외의 모든 일상생활 즉 식사, 화장실 사용, 대화, 피부 접촉, 재채기 등을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는다. 또한 에이즈가 곧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우리의 두려움과 공포를 더욱 강화시켰다. 그러나 실제 우리 국민의 콘돔 사용률이 고작 10%를 넘는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성의 문란함의 여부보다 안전한 성의 실천 여부가 HIV 감염 예방을 위한 결정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에이즈에 대한 상징은 무수히 많다. 문란하다, 전염된다, 불치의 병이다, 심지어 에이즈와 아무런 의학적 관련성이 없는 소나무 재선충에도 소나무 에이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며, 에이즈는 치명적이고 공포의 대명사처럼 고착화되었다. 이렇듯 한국 사회에서 에이즈는 아직도 'Getting to Zero'를 실현하기에는 갈 길이 먼 듯하다.
12월은 한 해가 지나가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달이며, 예수님이 탄생한 달이어서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자선 활동이나 모금 행사도 많이 있다. 에이즈 감염인도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과 다르지 않은 우리의 이웃이다. 세계 에이즈의 날이 있는 12월에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와 관심을 전함으로써 우리 모두의 마음에 따뜻한 사랑이 넘쳐나길 기대한다.
(사)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장 김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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