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의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이하 효사랑병원) 화재는 6분 만에 초기 진화됐지만 사망자가 21명이나 될 정도로 피해가 컸다. 중상을 입은 6명도 상태가 위중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피해 규모가 큰 데는 고령의 환자들이 중풍이나 치매 등 중증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데다 야간근무자 수가 턱없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병원은 최근 실시된 화재 안전점검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점검 자체가 부실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병원 측에 따르면 화재 당시 2층 나눔병동에는 환자 34명이 있었다. 환자들은 연령별로 50대 4명, 60대 6명, 70대 12명, 80대 10명, 90대 2명이 입원해 있었다. 질환별로는 거동이 거의 불가능한 와상 환자(거의 누워서 생활하는 환자) 5명, 치매환자 25명, 노인성 질환자 5명이었다.
유독성 연기가 뿜어져 나왔지만 70~90대 노인들은 제때 대피할 수 없었다. 불이 난 2층의 병실 유리창은 닫혀 있었고, 추락을 막기 위해 방범틀이 설치돼 있었다. 별관에서 구조된 한 60대 남성 환자는 "간호사가 유리창만 열었어도 이렇게 피해가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병원 자체의 화재대응지침보다 부족한 야간근무자 수가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시 병원에는 간호사 2명과 간호조무사 13명, 당직의사인 병원장 1명 등 16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그러나 병원 측의 자체 화재대응지침에 따르면 야간이나 휴일 시 최소 근무자는 24명이다. 대응지침에는 야간과 휴일 화재 발생 시 소화반 2명, 지원반 5명, 대피반 17명 등 모두 24명을 편성해야 한다. 병원 전체를 통틀어 지침보다 약 8명이나 근무인원이 부족했던 셈이다. 결국 숨진 간호조무사를 제외한 15명이 별관 건물에 있던 79명의 환자를 모두 대피시키려다 보니 환자구조가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효사랑병원이 최근 실시한 병원 자체 점검과 지자체의 안전점검에서 모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병원이나 지자체의 점검이 부실했거나 형식적이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2일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위기관련 매뉴얼 현장 작동 여부를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효사랑병원에 대한 안전점검은 장성군 보건소가 아닌 병원 자체점검이 먼저 이뤄졌다. 전남도 관계자는 "효사랑병원은 자체 점검을 한 후 9일 '이상이 없다'는 내용을 해당 장성군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19일 박준영 전남지사의 집단수용시설 등 안전점검 특별지시에 따라 재차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21일 보건소 담당 계장과 직원이 효사랑병원에 대한 점검을 했다고 장성군 측은 밝혔다. 점검 과정에서 별다른 이상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불이난 효사랑병원은 2007년 11월 27일 개원했다. 병실 53개, 병상 397개가 갖춰져 있으며 본관 3층, 별관 3층 건물(지하 1층 포함)로 이뤄졌다. 치매'중풍'재활'노인성 질환 전문 요양원으로 주로 거동이 불편한 60∼80대 환자들이 요양 치료를 받는 곳이다.
사회2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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