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언어/ 변학수 지음/ 박문사 펴냄
갑의 언어가 난무하는 이 시대에 을로 사는 독자들을 위한 언어방식을 소개한다.
보통 복잡한 말은 아래에서 위로, 단순한 말은 위에서 아래로 향한다. 가령 왕은 신하들에게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다. 신하들이 구구절절 상소문을 올리면 왕은 간단히 가부(可否)를 답할 뿐이다. 갑의 언어다. 저자는 경상도 말이 그렇다고 한다. 상세한 설명 및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다. "무엇이 어떠해서 나는 너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말을 "괘안타!"로 뭉뚱그린다. 그래서 같은 경상도 사람들끼리는 유쾌하고 즐거운 소통이 가능하지만, 경상도 문화권 밖 사람들에게는 고통과 당혹감 그 자체다. 저자는 "섬세하게 소통할 줄 아는 을의 언어는 정치권에서도 화두"라며 "대구가 갑의 언어를 포기할 때 대구에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밖에도 책은 일본 특유의 텅 빈 말 및 망언에 대한 대처법, 조작과 왜곡을 위해 갑의 언어로 무장해 흥행한 영화 '명량' 등 다채로운 소재로 사회 속 언어, 기호, 상징의 작동 원리에 대해 다룬다.
문경 출신인 저자는 현재 경북대 독어교육과 교수로 있다. 한국통합문학치료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280쪽, 1만5천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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