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반역죄 공개 처형

김정은 집권 후 70여명 총살

북한 내 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지난달 30일 반역죄로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됐다고 국가정보원이 13일 밝혔다.

국정원은 최근 이 같은 첩보를 입수하고, 13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보고에서 보고했다. 현 무력부장은 군 서열 1위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다음의 군부 실력자이며, 2013년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이후 숙청 인사 중 최고위급 인사다.

국정원에 따르면 현 무력부장은 지난달 24, 25일 열린 '군 일꾼대회'에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연설 중 조는 모습이 적발됐고, 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대꾸하고 불이행했으며,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등 '유일영도 10대 원칙'을 어긴 것이 '불경' '불충'으로 지적돼 '반역죄'로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 무력부장은 특히 평양 순안구역 소재 강건군관학교에서 군 장령급(우리 장성급 해당) 간부 수백 명이 보는 앞에서 우리의 벌컨포와 유사한 대공화기인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 6개월 동안 마원춘 국방위 설계국장,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등 김 제1위원장의 측근들도 숙청됐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국정원이 이날 공개한 '북한 내부 특이동향'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의 집권 이후 간부들에 대한 처형이 매년 늘고 있으며, 총살한 간부의 숫자가 모두 7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이들의 처형 방식으로 대상자의 가족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참관시킨 가운데 소총 대신 총신이 4개인 14.5㎜ 고사총을 사용하고, 처형 후 화염방사기로 시신의 흔적을 없애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장성택, 이영호 같은 최고위급 간부는 물론 중앙당 과장이나 지방 당비서 등 중간 간부까지 처형했다"면서 "반당'반혁명 종파행위, 간첩죄뿐 아니라 김정은 지시와 정책추진 관련 이견 제시, 불만 토로, 비리, 여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무차별 처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부와 국방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이 잔인한 방식으로 고위층에 대한 공개 처형을 잇달아 집행하는 것은 빈약한 권력 기반에 대한 불안을 내부 권력층을 겨냥한 '공포 정치'로 극복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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