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서 가장 바쁜 날은 누가 뭐래도 당연히 공연이 있는 날이다. 그것도 공연 시작 10분 전쯤이, 헐레벌떡 아이들 손잡고 오는 관객들이 많아 관객을 안내하는 공연장 직원 입장에서는 가장 바쁜 시간이다. 요즘은 예약 문화가 많이 정착돼 대부분의 관객이 예약한 티켓을 수령하고 입장한다. 공연장에 도착해 숨 돌리고, 티켓 수령하고, 화장실 갔다 입장하는 것을 감안하면, 10분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공연의 목적은 감동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연에서 충분히 감동받기 위해선 여유 있게 공연장에 도착해서 출연자와 공연 내용 등을 미리 파악하고 감동받을 준비(?)를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공연 때마다 늦게 도착하는 관객들 때문에 공연장 로비가 종종 시끄러워지기도 한다. 공연 중에 입장하겠다는 관객과 늦게 도착하고서도 예약한 자리로 들어가겠다는 관객 때문이다. 이건 공연에 상당한 방해를 끼치는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공연장에서 가장 대우받고 방해받지 말아야 할 대상은 관객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틀린 생각이다. 공연장에서 가장 대우받고 방해받지 말아야 할 대상은 출연자이다. '무슨 말이야? 관객은 대우받을 권리가 있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 이야기를 들어보면 동의를 할 것이다.
공연의 감동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출연자는 공연의 감동을 위해 수많은 시간을 땀 흘리며 연습한다. 그 최종 마무리가 무대에서 실현되는 것인데, 무대에서는 관객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무대에서 일류와 삼류는 큰 차이가 아니라 바로 집중력의 차이일 때도 많다. 그런데 한창 집중해서 공연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어두운 공연장에서 예약한 좌석을 찾는다고 서성거리며 소음을 낸다면, 어떻게 집중을 유지할 수 있단 말인가? 무대 위에서의 집중이 흐트러지면 그 피해는 출연자는 물론 고스란히 관객에게 돌아간다.
물론 관객은 대우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다른 관객의 감동받을 권리를 빼앗을 권리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늦게 도착하는 관객을 위한 안내 매뉴얼이 있다. 연주회의 경우를 예로 들면, 한 연주자의 순서가 끝나고 박수소리가 나올 때. 즉 연주가 종료되었을 때 신속히 입장시키고 우선 가장 가까운 빈 좌석으로 안내하여 소음을 최소화시킨다. 그다음 중간휴식 시간에 원래의 예약 좌석으로 이동할 수 있게 안내한다. 이 방법은 모든 관객은 대우받을 권리가 있지만 늦게 도착한 관객이 조금은 감수하는 수익자 부담의 원칙(?)이라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공연은 출연자와 스태프의 노력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있어야 비로소 완성된다. 또한 어떤 공연이든 감동받을 준비를 하고 편안하게 집중할 수 있다면, 감동은 분명 두 배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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