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영남권 신공항 입지로 주장하는 가덕후보지가 육상과 해상에 걸쳐 활주로를 건설해야 하는 가운데 지반 강도가 달라 활주로가 다르게 가라앉는 '부등침하'(不等沈下)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토목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부등침하 위험이 내포된 지역에 활주로를 건설한 사례가 전혀 없으며 아무리 토목 기술이 발전해도 극복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특히 가덕도 해수면 아래는 펄층으로 구성돼 있어 침하 깊이도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덕 후보지는 활주로를 포함해 총 길이가 4.2㎞이며 이 중 산봉우리(국수봉)를 완전히 깎아내고 조성하는 육상 구간(1.6㎞), 바다를 메워 활주로를 닦는 해상 구간(2.6㎞)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해상 매립 구간(2.6㎞)의 경우 깊이 20~49m에 이르는 연약 지반 위에 깊이 16, 17m 정도 규모로 매립을 하고 그 위에 깊이 29m의 성토 작업을 해야 한다. 매립을 해야 하는 수심(16, 17m)과 연약 지반(20~49m)이 깊은데다 연약 지반이 펄층으로 이뤄져 있어 일정 시점이 지난 후에도 침하가 계속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경우 산을 절개한 내륙 활주로 구간과 연약 지반 위의 활주로 침하 속도가 다를 수밖에 없어 부등침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내해에 입지한 일본 간사이국제공항 경우 매립공사 18년 후 평균 12.4m 침하했고 침하가 거의 끝날 때까지인 50년 동안 총 침하량이 18m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간사이 공항은 가덕도와 달리 외해가 아닌 내해에 건설됐고 육상 구간 없이 해상만 메워 건설한 만큼 안전성에 있어 가덕후보지와 비교하기 어렵다.
대구'경북'경남'울산 4개 시도 관계자는 "활주로 전 구간이 모두 육상이거나 해상이면 고르게 침하가 일어나 위험이 적지만 육상과 해상에 걸쳐 활주로가 조성되면 침하 정도가 달라 심각한 안전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침하가 발생해 보수공사가 진행되면 가덕도는 활주로가 1본밖에 없어 폐쇄해야 하는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바다 위 활주로 건설을 위한 매립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부산시는 국수봉을 깎아 나오는 절취토를 해양 매립재로 사용한다는 입장이지만 국수봉 절취토는 토사는 3%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발파암이어서 입자가 작은 모래 수준이 필요한 해양 매립재로 부적합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영남권 4개 시도 관계자는 "신공항을 가덕후보지로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부산은 유치 홍보전에 힘을 쏟을 게 아니라 과연 가덕도에 제대로 된 공항이 들어설 수 있는지부터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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