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진보진영 시민단체의 대규모 시위인 '1차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졌던 농민 백남기(69) 씨가 25일 숨졌다.
백 씨를 치료해온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25일 오후 2시 15분 백 씨가 급성신부전으로 숨졌다고 공식 판정했다. 백 씨의 장녀 도라지 씨와 부인 박경숙 씨 등 가족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백 씨가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지 317일째 되는 날이다.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백남기대책위)에 따르면 백 씨는 전날까지 이뇨제를 투약해도 소변이 나오지 않아 수혈'항생제 투여'영양 공급 등을 할 수 없어 혈압이 계속 떨어지는 위독한 상태였다.
지난해 1차 민중총궐기 당시 시위대는 경찰이 청와대 방면 행진 차단을 위해 설치한 차벽에 밧줄을 연결해 잡아당기면서 넘어뜨리려 했다. 백 씨는 이날 오후 6시 56분쯤 시위대가 경찰 차벽에 연결시켜 놓은 밧줄을 잡아당기던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뒤로 넘어졌다. 의식을 잃고 중태에 빠진 백 씨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뇌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전남 보성군에서 농사를 지어온 백 씨는 정부에 쌀 수매가 인상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자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2년에 한국가톨릭농민회 부회장을 지낸 바 있다.
백 씨의 사망으로 과잉진압 논란과 책임 공방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백 씨의 부상 원인이 경찰의 과잉진압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서울대병원에서 장기농성을 이어왔다. 또 위험한 줄 알면서도 물대포 살수를 강행한 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라며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구은수 당시 서울경찰청장 등 7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국가와 강 전 청장을 상대로 2억4천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물대포 살수와 백 씨의 부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며 '과잉 진압'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편 대책위는 25일 오전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 씨의 부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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