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시 프리즘] 대입 내신 성취평가에 대한 논쟁

교육부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을 위해 계열과 관계없이 학생들이 고교 수준의 인문'사회'과학'기술에 관한 기초 소양을 키울 수 있도록 '통합사회' '통합과학'과 같은 공통 과목을 도입하고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고시하면서 교육과정과 수능'대입제도 연계를 위해 현재의 수능을 교육과정에 부합하는 형태의 수능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문'이과 개념이 없어지고 학생의 과목 선택권과 역량중심의 교육을 강조하는 새로운 교육과정이 학교현장에서 제대로 실시되려면 수능 절대평가와 내신 성취평가제 도입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러한 평가 방법의 변화는 학교현장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급격한 변화가 수반되기에 현실적으로 반대하는 입장도 많이 있다. 따라서 학교와 학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찬성과 반대 의견 모두를 충분히 검토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그동안 수능 절대평가 실시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고 판단하여 이 지면에서는 내신 성취평가제에 한하여 논하고자 한다. 물론 수능 절대평가 실시를 전제로 하지 않는 내신 성취평가제는 의미가 없기에 본인의 개인적인 판단과는 관계없이 논의의 과정에서 수능 절대평가 실시가 전제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함께 밝힌다.

우선 내신 성취평가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같은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끼리 점수 경쟁에서 벗어나 서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을 최대한 발휘시켜 진정한 의미의 창의'인성교육이 구현되는 교실 수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할 때 인원이 적어서 내신 성적이 불리해질 것을 우려하는 불안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어지고, 특히 학습내용의 난이도로 상위권 소수인원만 선택할 수 있는 심화과목에서 수강 학생들이 받는 내신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 등급 산출을 하지 않도록 지원자를 13명 이하로 제한하는 편법도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내신 성취평가제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진학하는 특목고와 자사고에서는 수업시간에 토론, 발표, 과제연구와 같은 학생중심의 다양한 활동을 실시하는 것이 용이하지만 다양한 성적대의 학생들이 섞여 있는 일반고에서는 학생 중심의 다양한 활동 수업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하위권 학생들의 기초학업능력 향상을 위한 수업도 필요하다고 본다. 즉 기초학업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내신 성취평가제를 위한 다양한 활동 수업이 그 의도와는 반대로 수업에 대한 소외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내신 성취평가제를 통한 절대평가가 되면 특목고, 자사고와의 경쟁에서 현재 일반고 학생들이 받는 내신 성적의 우위마저 사라져 일반고 학생들의 진학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 본다. 이에 특목고, 자사고가 없어지기 전까지 내신 성취평가제 시행의 유보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대학의 입장에서도 수능 절대평가의 실시와 함께 내신 성취평가제가 실시된다면 학생들의 객관적인 성취수준에 대한 변별력을 갖기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 학생 선발의 변별력 및 공정성, 신뢰성 확보를 위해 학생부 중심 전형에서 또 다른 전형 평가 요소를 찾게 될 가능성이 높아져 추가적인 사교육비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이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방법을 위한 2021학년도 대입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고 그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 그러나 수능 절대평가와 내신 성취평가제가 동시에 실행될 때 학생들이 느끼는 혼란감을 고려해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가 실시되더라도 내신 성취평가제는 유보하자는 입장이 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따라서 교육부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개정된 교육과정의 취지에 부합하면서 다양하게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대입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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