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박 6일간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방문은 9개국 정상과의 양자회담, 한'미'일 다자회담, 3개 국제기구 수장과의 개별면담 등을 통해 북핵 문제 등에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문 대통령은 외교 무대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지만, 국내 상황을 돌아보면 머리가 꽤 아플 것이 분명하다.
문재인정부의 앞날은 안갯속이나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동안 현안은 산더미처럼 쌓였고, 국회와의 관계는 더욱 악화해 파탄 직전이다. 여야가 인사청문회와 추경예산안,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등을 둘러싸고 극한 대치를 벌이고 있지만, 타협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문제가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이 야당 반대를 무릅쓰고 11일쯤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국은 급속도로 얼어붙고, 국회가 곧바로 휴업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국민의당이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과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영장청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니 여야 갈등이 극에 달한 느낌이다.
현재 같은 대치 국면에서는 추경예산안과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마저 불투명해질 것이 뻔하고, 정부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문 대통령이 앞장서 정치력을 발휘하는 방법 외에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이 직접 야당의 협조를 얻을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해외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갖겠다고 밝혔지만,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단순하게 말로 설득하는 것보다는, 야당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명분을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문 대통령은 송영무'조대엽 후보자의 임명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지금까지 일부 후보자에 대해 '국민 여론'이라며 임명을 강행했지만, 이 두 후보자에 대해서는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야당과의 협치를 위해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지혜도 필요할 것이다. 정국 난맥을 풀 수 있는 것은 대통령의 결단뿐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