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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 대통령의 대구 띄우기, 말의 성찬으로 끝나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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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취임 후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했다. 2'28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지만, 취임한 지 거의 10개월 만에 찾았으니 많이 늦은 감이 있다. 문 대통령은 첫 방문임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상당히 공을 들이고 정성을 쏟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2'28 기념사에서 작심한 듯 대구의 역사와 정체성을 칭송하고 시민 정신을 한껏 치켜세웠다. 대통령의 연설은 대구사람이 듣고 있으면 낯이 간지러울 정도로 찬양 일색이었다. "대구의 정신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늘 빛나고 있었다." "대구경북은 대한민국에서 독립유공자가 제일 많은 곳이다. 민족항쟁의 본거지였다." "지금도 대구경북은 선비정신의 본거지다. 하지만 대구경북의 선비정신은 고루한 것이 아니다." "낙동강 방어전선으로 대한민국을 지킨 보루가 되었던 곳도, 경제 발전을 이끈 산업화의 본거지가 되었던 것도 이곳 대구다."

문 대통령은 9분간의 연설에서 '대구'라는 말을 무려 26번이나 언급했으니 이날 방문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성향에 비춰 가장 많이 썼을 것 같은 '민주'는 24번, '국민'은 16번에 불과했으니 이 연설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문 대통령의 속내를 드러내는 구절도 여럿 있었다. "특별히 대구시민들께 말씀드리고 싶다…정의와 자유를 향한 대구의 기개와 지조가 잠자는 정신적 자산에서 깨어나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현실의 힘이 되기를 기원한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꽤나 감동적이었고 반향이 컸다. 참석자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고 환호했다. 늑장 방문치고는 적잖은 호평을 받았으니 소기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문 대통령은 '말의 성찬'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지역민들은 현 정권 출범 후 소외되고 핍박받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오해를 바로잡는 것도 문 대통령의 책무다. 대구가 '보수의 중심'으로 비쳐질 지 모르지만, 꽉 막힌 사람들이 사는 곳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28일 기념식에서처럼 열린 마음으로 대구를 찾아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면 언제든 환영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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