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키나와 전훈 리포트] 삼성 '특급 신인' 양창섭

일본 코치들도 반한 '18세 괴물 투수'…니혼햄과 연습경기서 무실점, 145km 제구력 일품

지난달 26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의 아카마 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에서 삼성 양창섭이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달 26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의 아카마 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에서 삼성 양창섭이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오키나와 전지훈련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스프링캠프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특급 신인' 양창섭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1999년생으로 만 18세에 불과한 양창섭은 삼성 선수단 가운데 김태우, 윤정빈과 함께 가장 어리다. 고교 시절 '덕수고 에이스'로 불린 양창섭은 2016~2017년 역대 두 번째이자 투수로는 최초로 황금사자기 2년 연속 MVP로 선정됐고 지난해 10월 계약금 2억6천만원, 연봉 2천700만원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달 22일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연습경기에 처음 등판한 양창섭은 기대에 부응하는 피칭을 선보였다. 0대0으로 맞선 4회 선발 윤성환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온 양창섭은 2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최고구속 145㎞에 이르는 속구는 물론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을 골고루 던지며 탄탄한 제구력을 과시했다.

비록 경기는 타선의 침묵 속에 0대7 니혼햄의 승리로 끝났으나 니혼햄 더그아웃에선 양창섭의 호투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니혼햄 코치들이 양창섭이 고졸 신인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크게 놀랐다"며 "이렇게 공을 던지는 요령을 아는 투수가 삼성의 2차 지명이라면 1차 지명 투수는 도대체 어느 정도냐는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양창섭은 에이스의 자질인 '기복 없는 피칭'을 보여줬다. 3회초 선발 투수 팀 아델만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양창섭은 2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니혼햄전과 비교하면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강심장으로 위기 상황을 무사히 넘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4회초 손아섭에게 2루타를 내준 양창섭은 전준우를 내야 땅볼로 잡아낸 데 이어 채태인에게도 다시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유격수 김성훈의 포구 실책이 나왔고 양창섭은 첫 실점을 기록했다. 여느 투수라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양창섭은 마음을 다잡았다. 이후 번즈를 1루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낸 양창섭은 이병규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2사 1, 3루 위기에서 신본기를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 없이 4회를 마무리했다.

경기가 끝나고 양창섭은 당시 위기 상황을 회상하며 "실점을 안 주는 것보단 자신 있게 타자와 승부하는 부분만 생각했다. (타자 입장에서) 어렵게 승부하자는 생각으로 임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윤성환 선배님의 조언대로 롯데 타자를 상대로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전지훈련에서부터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천천히, 차분하게 나아갈 생각이다. 아프지 않고 시즌을 잘 보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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