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도시재생 뉴딜사업' 시범 사업지가 선정됐다. 고무적 결과이길 바랐으나 대구의 성과는 공염불 수준이다. 대구는 시범 사업지 3곳을 합해 연평균 116억여원을 지원받는다. 정부의 연평균 투자액 6조9천억원의 5%에 그친다. 더욱이 지척인 경북의 절반가량이다.
대구는 골목 문화가 발달한 도시다. 인쇄 골목, 공구 골목, 양말 골목, 곱창 골목, 막창 골목, 웨딩 골목, 도서 골목, 심지어 수채화 골목이 있다. 청라언덕, 3·1 만세운동길, 계산동성당, 이상화·서상돈 고택 등 대구 근대거리 중심의 골목길 투어는 각광을 받고 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은 대중 가수 김광석을 테마로 해 지역을 명소화한 곳이다. 전국 유일의 공간이다. 지난 2010년 문전성시 프로젝트를 통한 지역 문화 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지역의 집단지성들인 공공 미술가들이 확대, 발전시켰다. 지역 예술가들의 집단지성이 이뤄낸 성과였다. 척박한 지원 환경 속, 지방정부와 민간 디벨로퍼, 시민들이 일군 의지의 산물이다.
도시재생사업은 지역 주민과 임차인이 퇴출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겪기도 한다. 지난 2010년 경복궁 서쪽 지역의 문화유산 계획이 수립되고 이를 계기로 서촌의 위상 확립과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 진행돼 공공 재원으로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를 조성했다. 이후 한옥 등 매력적인 주거 공간으로 유명했던 서촌의 상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원주민의 이탈이 가속화됐다. 또 임대료 상승으로 기존 영세 자영업자가 다른 곳으로 밀려났다.
도시재생사업은 목표와 정책 대상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사업의 실질적 혜택이 필요한 계층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세밀하게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관광지 사업 위주의 재생 계획을 지양하고 지역 특성을 살리면서 주민들을 배려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타개하고자 정부와 지자체 역할을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는 민간 디벨로퍼들의 역할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 디벨로퍼들이 도시재생에 기여할 수 있는 점은 많다. 디벨로퍼는 부동산 프로젝트 발굴부터 기획, 자금 조달, 시공, 마케팅, 운영 등의 과정을 진두지휘한다. 이를 통해 얻은 노하우로 재생 지역 일대 공간 기획부터 지속적인 활성화 전략까지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디벨로퍼에 관한 고찰과 활성화를 꾀해야 할 당위성이다. 현행 법률상 디벨로퍼는 도시재생사업 시행자 지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업계에선 꾸준히 건의하고 있지만 관련 입법은 미지수다.
디벨로퍼에 대한 시각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사익 극대화만 추구하는 집단으로 봐선 안 된다는 것이다. 디벨로퍼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공공 지역 주민 등도 큰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다. 정부가 재정을 풀지 않아도 민간 주체가 직접 지갑을 열어 경기 부양을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예측 가능한 시스템으로 사업 바탕을 마련해 주고, 디벨로퍼는 최대한 창의성을 발휘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을 해야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나는 디벨로퍼다. 단순히 분양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자산을 보유하면서 관리'운영하는 형태의 도시재생사업에 일조하고자 한다. 본사 차원으로 추진 중인 크라우드 펀딩 사업이 그 시발점이다. 진행돼야 할 도심재생 뉴딜사업의 모델로 소규모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공간과 조직의 활성화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공동의 노력과 가치 창조를 위함이다. 이와 더불어 취약 계층과 시니어 자립경제 타운을 위한 도시재생사업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나는 진정한 디벨로퍼, 혁신가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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