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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연극은 삶의 예술

문화가 형성되는 데는 모방으로 시작해 주변의 사물이나 현상을 언어로 배우고 서로 소통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엄격히 말해 이미 만들어진 건 다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형성된 것을 결합하고 빌려오고 훔쳐 응용하면서 확대 발상이 된다. 이러한 종합적인 사고와 창의적인 발상을 교육하고, 학습으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필수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현재 교육은 주입식 교육이 아닌 자기 주도적 학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철학자이지 교육학자인 존 듀이는 교육적 환경은 가정에서 학교와 사회로 확대되고, 교육의 큰 성장과 발달을 위해 더 자유롭고 풍부한 인간 접촉과 상호작용 그리고 사회적 활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시 말하자면 행동과 경험에 의해 배우고 그 속에서 몸과 마음을 관련시켜 배우게 됨을 의미한다.

살아가면서 체험한 경험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적극적인 몰입과 참여가 학습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자신의 생각을 반영해야 그 활동이 가능하게 된다. 그것은 양적인 학습이 아닌 질적인 학습이 되어야 한다. 연극이나 영화를 볼 때, 그 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연극 활동 후에는 스토리가 가졌던 이해와 느낌, 그 속의 변화가 남아있다. 예를 들면, '왕따를 주제로 활동한다'고 생각해보자. 활동 구성원들은 그 당시 왕따 친구와 관련된 주변 인물들을 알아보고,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와 그리고 일어난 계기, 배경, 고통 등을 연극이라는 틀을 통해 체험하게 된다. 이런 경험들이 연극 활동을 진행한 구성원들에게 이해와 느낌을 변화시킨다. 또한 개개인에게 생생하게 남아 자발적인 배움으로 발전해 나간다. 실제 사례로 대구의 모 고등학교에서 뮤지컬 작품 발표를 위하여 오디션 및 연습과정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처음 연습을 할 때 유대관계가 원활하지 않는 모습이 보였고, 관찰 결과는 실제 '왕따' 상황이 벌어졌다. 그래서 당시 뮤지컬 주제를 '왕따'로 정했다. 주도한 학생에게 왕따 역, 후자에겐 도우미 역을 맡겼다. 이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기립박수는 물론 무대 위 함께 호흡했던 학생들은 미안한 마음으로 서로 껴안고 울었다.

연극은 삶과 밀접한 관계의 예술이다.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그 속에서 자발적 탐구로서의 교육과 학습에 기여한다. 교육연극 활동을 통해 다른 인물로 가상의 세계를 경험하면서 인간의 삶에 대한 가치를 느낀다. 공동체적 삶을 배우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이해하게 되면서, 삶에 필요한 교육을 하는 것을 교육연극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독려하는 교육연극 관계자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이융희 교육극단 나무테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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