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공황장애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TV에서도 이 질환은 종종 언급된다. 일부 유명 연예인들이 앓는다고 고백하면서 많이 알려지게 됐다. 이 때문에 '연예인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론 보통 사람들도 적지 않게 경험한다. 그동안 이 질환의 실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성인의 4% 내외가 평생에 한 번은 공황장애를 경험한다는 얘기도 있다. 내버려뒀을 때 일상생활이 힘들 수 있어 제대로 치료, 관리해야 한다.
◆공황장애가 무서운 것은 합병증 탓
공황장애는 불안장애에 속하는 질환 중 하나다. 갑작스레 불안감이나 공포를 느끼는 경우,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경우, 호흡이 가쁘고 어지러우며 '이러다 죽지 않을까' '쓰러지지 않을까' '미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등 공황 현상이 20~30분 지속되는 게 특징이다.
또 공황 현상으로 심한 공포를 느낀 뒤 다시 공황 현상이 올까 봐 불안해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공황 장애를 가진 사람 중 30~50%는 광장 공포증이 생길 수 있다. 광장 공포증은 공황 현상이 왔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없거나 피할 수 없을까 봐 쇼핑하기, 운전하기, 교통수단 이용하기, 장거리 여행 등을 피하는 경우를 말한다. 심한 경우엔 집 바깥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해 사회적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외출할 때는 항상 다른 사람과 같이 가야만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공황장애를 조기에 진단해 치료해야 하는 것은 합병증이 무섭기 때문이다. 공황장애 환자의 절반 정도는 우울증을 앓고, 이때는 자살 기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특히 광장 공포증이 동반될 때는 사회적 활동에 큰 제약을 받아 무능력해지고 가족들에게 의존하게 돼 좌절과 실의에 빠진다. 가족들이 이 병을 이해하지 못하고 환자의 여러 문제를 정신적, 성격적 나약함으로 돌린다면 환자들은 더욱 궁지에 몰린다. 이런 불안과 공포를 이겨내려고 알콜이나 진정제를 남용하면 약물 의존이라는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공황장애의 원인과 진단
공황장애가 생기는 것은 크게 생물학적, 심리사회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생물학적 원인으로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가바 등 뇌의 신경 전달 물질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했거나 유전적인 요인을 꼽을 수 있다. 뇌의 신경 전달 물질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동에 관여하는 정보를 전달하고 상호 교환하는 작용을 한다. 심리사회적 원인으로는 심리적ㆍ신체적 스트레스와 성격적 측면을 들 수 있다. 특히 기질적으로 두근거림, 몸 떨림, 초조함 등 불안 증세에 두려움을 많이 가진 사람은 공황장애가 잘 일어날 수 있다.

공황장애는 정확히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공황 현상이 심장 순환계 증상(가슴 두근거림, 가슴 통증), 호흡계 증상(호흡 곤란), 신경계 증상(손발 저림, 감각 둔함), 이비인후계 증상(어지러움) 등이어서 여러 병원과 많은 진료과를 전전한 후에야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기까지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공황장애로 진단하려면 공황 현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또 이 현상이 반복될까 불안해하는 증상이 동반돼야 한다.(예기 불안) 여기다 공황 현상이 두려워 어떤 장소나 상황을 회피한다면 광장 공포증 진단도 같이 붙일 수 있다. 다만 이런 공황 현상과 예기 불안이 갑상선기능항진증, 심장부정맥, 뇌종양, 강박증, 우울증 등 다른 신체 질환으로 올 수도 있기 때문에 공황 현상이 일어나 처음 병원을 찾을 때 철저히 검사(심전도, 갑상선기능검사, 뇌 촬영 등)를 해봐야 한다. 도움말 김정범 계명대동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TK를 제조·첨단 산업 지역으로"…李 청사진에 기대감도 들썩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사설] 민주당 '정치 복원' 의지 있다면, 국민의힘에 법사위원장 넘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