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열처리 기계 생산업체 (주)태양인덕션히터

(주)태양인덕션히터는 공장에서 쓰이는 열처리 기계를 생산하는 업체다. 여환길 대표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박상구 기자
(주)태양인덕션히터는 공장에서 쓰이는 열처리 기계를 생산하는 업체다. 여환길 대표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박상구 기자
(주)태양인덕션히터는 공장에서 쓰이는 열처리 기계를 생산하는 업체다. 여환길 대표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박상구 기자
(주)태양인덕션히터는 공장에서 쓰이는 열처리 기계를 생산하는 업체다. 여환길 대표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박상구 기자

업종을 막론하고 제조업 생산과정에서 꼭 거치는 작업이 열처리다. 열처리를 하는 속도, 유지하는 시간, 식히는 정도에 따라 제품은 용도에 맞게 새로 태어난다. 안경테에서부터 자동차 부품까지, 대구 지역 제조업 현장에 빠지지 않는 것이 열처리 기계다.

1991년 설립된 지역 업체 ㈜태양인덕션히터는 지금까지 열처리 기계를 생산하고 있다. 안경테를 이어붙이는 작은 기계 생산에서 시작한 태양인덕션히터는 당시 탄탄했던 안경공장들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했다. 지금은 자동차 부품 공정에 쓰이는 열처리 기계를 개발해 대구성서산업단지 등 지역 업체 곳곳에 공급하고 있다. 지역 제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꾸준히 해온 셈이다.

태양인덕션히터 여환길(51) 대표는 20대였던 1991년 당시 외산이 장악했던 국내 열처리 기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외국 대기업 2, 3곳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던 상황에서 여 대표는 비교적 저렴한 국산 제품을 개발하면 경쟁력이 있겠다고 판단했다. 여 대표는 당시 같은 회사에 다니던 친형과 함께 창업을 결심했다.

여 대표는 창업 후 3년 가까이를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제품 개발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덜컥 창업부터 했으니 수익이 날 곳이 없었다. 힘겹게 제품을 개발한 뒤에도 낮은 인지도 탓에 생각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았다. 벤처기업들이 흔히 경험하는 '데스 밸리'가 찾아온 셈이다.

여 대표는 "안경테 작업에 쓰이는 작은 열처리 기계를 개발했다. 외국 제품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이었지만 외면당했다"며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던 열처리 기계 시장을 보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의외였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반전의 계기가 된 것이 1997년 외환위기였다.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IMF는 여 대표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기존에 대당 800만원 선이었던 수입 기계 가격은 1천800만원대로 2배 이상 뛰었다. 영세한 중소기업 위주의 대구 제조업계가 감당하기는 버거운 금액이었고, 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산 기계로 자연스레 눈을 돌렸다. 당시 소형 열처리 기계를 생산하던 토종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태양인덕션히터 매출은 외환위기 기간 동안 3배 이상 늘었다.

여 대표는 "운좋게 찾아온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후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 AS에도 힘썼다. 물건을 구입한 지 20년이 넘은 안경공장에서 지금도 수리 의뢰가 들어올 정도"라며 "이후 기술 연구소를 설립해 자동차 부품에 쓰이는 대형 열처리 기계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지난 외환위기 때처럼 올해 다시 승부를 걸겠다고 했다. 단순히 기계를 납품하는 것에서 나아가 최근 대구에서 떠오르는 의료기기 생산의 열처리 부분을 도맡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실제로 최근 지역 의료기기 업체인 보원덴탈(치과 모형 교합기 생산업체)과 계약을 체결했고 내시경 시술기기 생산업체 파인메딕스와도 논의가 오가고 있다.

여 대표는 "안경을 만들던 소형 열처리 기계를 다뤄본 경험이 의료기기 생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의료기기 생산에 맞춰 공장을 확장 이전하면 머잖아 매출 15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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