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5일 비상의원총회에서 한목소리로 반성하고 사죄했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이번 선거는 국민이 자유한국당을 탄핵한 선거”라면서 “자유한국당 해체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합당하고 올바른 상황인식임이 분명하지만, 변화와 개혁을 싫어하는 당 체질을 바꿀 수 있을지 우려하는 이가 한둘이 아니다.
의원들은 ‘만시지탄’이긴 했지만 머리 숙이고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잿밥에 눈이 멀고 밥그릇 싸움에만 매달렸다고 했고, 수구 기득권, 낡은 패러다임에 안주해 왔다고도 했다. 국민의 외면을 받아 마땅한 짓을 저질러 왔다고 털어놨다. 더는 한국당이 이런 형태로 존속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도 형성된 듯했다.
변화의 분위기도 일부 엿보인다. 홍준표 대표는 이미 사퇴했고 김무성 전 대표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은 기득권을 내려놓았다는 점에서 그나마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당이 생존하려면 당 간판을 바꾸고 한두 명을 쫓아내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전면적인 세대 교체와 개혁이 필요하다. 당 안팎에서는 “홍준표와 함께 퇴장해야 할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는 말이 나돌고 있는데, 틀린 얘기가 아니다. 9년간 MB,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자기보신에만 연연해 한국당을 궤멸시키는 데 공헌한 이들은 퇴출되는 것이 옳다. 벌써부터 몇몇 인사들이 대표 자리를 염두에 두고 내홍이 벌어진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 말이 맞다면 아예 희망이 없다. 하마평에 오른 인사 면면을 보면 한국당을 망친 인물이어서 오히려 퇴출시키는 것이 마땅하다.
한국당이 기존 판을 갈아엎지 않으면 한국에서 보수정당이란 말이 사라질지 모를 상황이다. 친박비박 중진들은 모두 물러나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당 일각에서는 한국당 인사의 90%를 바꾸고, 그 자리에 도덕성 있는 외부 인사와 세력을 수혈해야 한다는 처방이 나오고 있다. 그 정도 각오와 추진력이 없으면 보수정당, 나아가 보수세력은 디딜 땅조차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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