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아, 아프리카 제쳤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총평해보니

토너먼트(16강) 진출: 아시아 1팀 / 아프리카 0팀
조별리그 통산성적: 아시아 4승 / 아프리카 3승
이슈: 아시아 '이란 늪 축구, 일본 16강, 한국 독일 격파' / 아프리카 '?'

(카잔=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김영권의 골에 이어 손흥민이 골을 넣자 한국 선수들이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18.6.28 연합뉴스
(카잔=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김영권의 골에 이어 손흥민이 골을 넣자 한국 선수들이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18.6.28 연합뉴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시아 5개국(아시아 예선을 거친 호주 포함)이 아프리카 5개국보다 나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조별리그를 완료한 결과 드러났다. 그간 아프리카가 아시아에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여온 것에서 무게추가 기운 것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는 것은 물론, 유럽리그의 문을 두드리는 선수도 점점 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신체조건의 월등함 등을 갖고 아시아에 우위를 보여온 아프리카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이번 월드컵에 아프리카에서는 모로코, 튀니지, 이집트, 나이지리아, 세네갈이 출전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가 출전했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아프리카는 36년만에 모든 국가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16강에 진출했다.

아프리카는 직전 대회인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와 알제리가 16강에 진출했는데, 아프리카에서 2팀이 16강에 진출한 것은 사상 최초였다. 이 정도로 치솟았다가 4년 뒤 뒷걸음질을 친 것.

반면 아시아는 기대 밖 선전을 했다. 1994년 사우디아라비아의 16강, 8년 뒤인 2002년 한국의 4강과 일본의 16강, 다시 8년 뒤인 2010년 한국과 일본의 16강, 그리고 다시 8년 뒤인 2018년 일본의 16강이라는 기록을 쓴 것. '8년 주기'로 상승과 하락이 있지만, 어쨌건 지금은 상승세를 탄 시기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국가 중 골잡히 모하메드 살라흐의 존재로 가장 화제가 된 이집트는 3전 전패 A조 4위로 탈락했다. 모로코 역시 죽음의 조 B조에서 1무 2패에 조 4위로 탈락했다. 나이지리아는 1승을 거뒀지만 2패를 더해 D조 3위로 탈락했다. 튀니지는 1승 2패로 G조에서 3위를 기록했지만, 최약체 파나마를 상대로 승리를 거둬 파나마를 4위로 밀어내고 차지한 기록이라 큰 의미가 없다. 1승 1무 1패로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세네갈은 그러나 H조 3위로 16강에 들지 못해 활약이 빛이 바랬다. 그나마 모로코가 탄탄한 조직력을, 나이지리아와 세네갈이 아프리카 특유의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줬지만, 조별리그 성적이 저조해 그야말로 묻혀버렸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우선 기록상 H조의 일본이라는 16강 진출팀이 1개국 나온 것이 아프리카에 우위 요소다. 국가별로 또 살펴보면, 월드컵에서 늘 약체로 손꼽혀 온 사우디아라비아가 2패 뒤에 이집트를 상대로 1승을 거둬 A조 3위로 비교적 선전했다. B조의 이란은 1승 1무 1패의 기록을 쓴데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상대로 늪 축구의 위력을 선보이며 향후 세계 축구에 지침이 될 만한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C조 호주는 1무 2패로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하위 성적을 쓰긴 했으나, 1차전 프랑스를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은 아시아에서 유럽형 축구를 구사하는 호주가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우승후보 독일을 2대 0으로 꺾고 1승 2패로 독일을 꼴찌로 내려앉히며 조 3위로 대회를 마감한데다, 독일전 자체로 역대 월드컵에서 손꼽힐만한 이변을 쓰며 세계 축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해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한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연합뉴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해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한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연합뉴스

이에 따라 향후 아시아의 월드컵 티켓 배분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아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이 관련 발언을 한 적이 있고, 실제로 아시아는 인구가 많은 중국과 인도, 그리고 여전히 두둑한 오일머니를 가진 중동이 있는 축구 흥행 시장이다. 아시아의 실력 향상을 명분으로 삼은 피파의 축구 흥행 시장 확대는 불보듯 뻔한 행보라는 관측이다. 중국과 인도, 중동의 국가가 1개국이라도 더 월드컵에 진출하는 일은 곧 월드컵 수익 향상으로 직결될 수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