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스포츠로서 스킨 스쿠버는 즐겁다. 일반 직장인, 학생들까지 스쿠버를 배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스쿠버를 가르치는 단체만 대구에 10곳 정도 되고 스쿠버 동아리는 400곳이 넘는다. 스쿠버는 일반인만 즐긴다는 인식이 많다. 그럼 장애인도 스쿠버를 할 수 있을까. 대구에 사는 스쿠버 강사 이명욱(40) 씨가 장애인 스쿠버를 위해 노력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장애인 재활과 스쿠버를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 스쿠버를 위한 수중 휠체어도 처음 개발했다. 장애인 스스로 휠체어를 타고 수중을 유영하는 스쿠버 장비다. 스쿠버로 장애인에게 재활과 즐거움을 주는 그의 아름다운 삶을 살펴봤다.

◆몸 불편해도 수중 스쿠버 즐겨요
두류수영장 다이빙 풀장. 스쿠버 강사와 장애인 3명이 1대1로 스쿠버를 활용한 재활을 하고 있다. 장애인은 인지능력 장애를 가진 10대 1명과 하체 장애를 가진 40대 2명이다. 우선 강사들은 장애인들에게 스쿠버 슈트를 입혀주고 호흡기, 수경 등을 착용시켜주었다. 10대 장애인에게는 오리발, 하체를 못 쓰는 성인 장애인에게는 손갈퀴를 끼워주었다. 그리고 강사와 장애인은 함께 물에 들어갔다. 10대 장애인은 학습도구로 숫자판을 갖고 놀도록 했다. 더셈, 뺄셈을 하는 놀이판이다. 장애인은 정답을 맞추자 방긋 웃었다. 강사는 칭찬을 해주며 격려했다. 성인 장애인들은 물 속에서 강사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갔다. 다리도 뻗어 움직이는 연습을 했다. 이번에는 장애인들은 물에 똑바로 서서 걷는 운동을 하고 있다. 장애인들은 물의 부력을 이용해 설 수 있다는 데 즐거워했다. 그리고 강사와 함께 한발 한발 나아갔다. 이런 교육은 30분 정도 진행된 뒤 끝났다.
◆'수중재활+스쿠버' 효과 높아
"땅에서는 설 수 없던 장애인이 물에 들어가면 설 수 있어요. 장애인에게 커다란 자존감을 심어줘요. 그기에 스쿠버도 함께하면 즐거운 마음으로 재활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는 장애인 대상으로 수중 재활과 스쿠버를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을 3년째 진행하고 있다. 스포츠재활을 전공한 그는 장애인복지관 무료급식을 하다 장애인 스쿠버에 착안했다. 장애인 스쿠버는 재활을 돕고 유산소 운동효과도 있다. 안전을 위해 강사와 장애인 1대1 교육을 한다. 강사는 장애인들이 스스로 스쿠버를 하게 보조 역할만 한다. 물 속에서 호흡하기, 탈착 호흡기 되찾기, 수경 물빼기 방법 등 간단한 교육은 필수다. 장애인들은 처음엔 스스로 대처할 수 없다는 생각에 물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스쿠버 장비를 하고 물 속에 들어가면 호흡이 가능해져 안전을 확신한다는 것. 그러면 장애인들도 일반인처럼 이동과 잠수 등 스쿠버를 즐기게 된다. 물 속 걷기 운동 1, 2주만 해도 하체에 근력이 붙는 효과가 있다.
◆장애인용 스쿠버 휠체어 개발
"장애인에게도 물 속에서 보조자 없이 스쿠버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봤죠. 휠체어를 타고 물 속을 유영하면서 신비한 바다를 구경하면 새로운 삶이 열리지 않을 까요." 그는 1년여 연구 끝에 장애인용 스쿠버 수중 휠체어를 개발했다. 장애인용 스쿠버는 수중에서 휠체어에 착석한 상태로 거동이 가능한 특정 신체부위만을 이용해 상하'좌우 방향 전환, 수직 이동, 360도 회전 등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휠체어에 에어탱크, 수중호흡기, 주행 스쿠루, 상하 조향 스크루, 주행 방향 컨트롤을 장착했다. 또 휠체어가 중심을 잡을 수 있게 좌'우측에 평형 날개를 달았다. 해저 조류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해 장시간 수중 체류에도 피로을 낮출 수 있다. 기존에도 리모컨 조작으로 움직이는 장애인용 승'하강 수중 리프트는 있었다. 하지만 휠체어에 동력을 장착해 자유롭게 움직이는 스쿠버 장비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장애인용 스쿠버 휠체어를 특허 출원할 방침이다.
◆복지관에 다이빙 풀장 설치를
"우리나라는 장애인을 위한 전용 다이빙 풀장이 한 군데도 없어요. 지자체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복지관 등에 전용 풀장을 마련할 수 있을 겁니다."
현재 대구에는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두류수영장 다이빙 풀장 한 곳만 있다. 일반인 스쿠버 강습, 수중 안전요원 훈련때문에 매일 분주하다. 장애인들은 스쿠버 훈련을 하고 싶지만 이용을 거의 할 수 없다. 일반 다이빙 풀장은 물이 차가워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대안으로 복지관에 장애인용 다이빙 풀장 설치를 바라고 있다. 장애인 풀장이 마련되면 지역 스쿠버 강사들이 복지관을 찾아 교육 프로그램이 가능하다는 것. 호주나 대만 등지에는 레저 활성화 차원에서 장애인 스쿠버가 발달돼 있다. 대만의 경우 모든 스포츠센터 1층에는 다이빙 풀장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는 "대구는 우리나라에서 스쿠버를 보급한 메카 도시다. 장애인 스쿠버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석 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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