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장관, 여당 당권도전 나선 이해찬 후보 지지 배경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4월 20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회 새마을의 날 기념식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설훈 의원과 함께 참석했다. 연합뉴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당권경쟁에 뛰어든 이해찬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장관이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당내 주류 끌어안기를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장관 측은 '너무 앞서나간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최근 자신의 지역구 조직을 점검하면서 이해찬 후보의 강점을 설명하고 지지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친분이 있는 대구경북 지역위원장들에게도 이 후보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의 한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은 "저 말고도 김 장관으로부터 이 후보를 도와달라는 얘기를 들은 지역위원장이 적지 않다"며 "김 장관이 이 후보를 말로만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지역 내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 후보가 상당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대구경북은 불과 얼마 전까지도 당의 불모지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당권 도전에 나선 세 후보 모두 조직을 꾸리거나 세를 규합하기 힘든 지역"이라며 "모든 후보가 취약한 지역에서 김 장관을 등에 업고 선전을 펼친다면 전체 판세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자기 선거하듯 이 후보를 돕는다는 소식이 퍼지자 정치권에선 김 장관이 향후 정치적 행보를 위한 사전포석을 놓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당내 주류의 좌장을 당 대표로 밀어 올리고 자신의 대권가도에서 협조를 부탁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세력이 부족해 그동안 꿈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던 김 장관 입장에선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면서도 "당내 주류 안에도 대권 주자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장관의 기대대로만 정치판이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 측은 이 같은 정치권 분위기에 대해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 장관의 보좌관은 "김 장관과 이 후보는 대학시절부터 학생운동을 하며 인연을 맺은 동지적 관계이기 때문에 다른 후보들보다 김 장관이 신경을 더 쓰는 것이고 현 시점에서 당의 리더십으로는 경륜 그리고 청와대와의 찰떡호흡이 적절하다는 소신에 따라 지지후보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당권을 잡을 경우 김 장관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던 세 부족 상황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