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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한뿌리' 이번엔 제대로…" 시장·지사 교환근무, 국·과장 인사 교류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 총회 및 공동선언식이 13일 오후 경북도청 화랑실에서 열려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한 상생위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 총회 및 공동선언식이 13일 오후 경북도청 화랑실에서 열려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한 상생위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시와 경북도가 '대구경북한뿌리'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는 13일 오후 경북도청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을 비롯한 상생위원회 위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시장'도지사 교환 근무 및 국·과장급 인사 교류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번엔 다르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한 번 해 보자'는 각오로 이날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 총회를 준비했다. 말로만 '대구경북한뿌리'를 외치지 말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자며 의기투합했다. 권 시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공무원들에게 "행정적으로, 절차적으로 안 된다는 말부터 하면 안됩니다"며 강조했고, 이 도지사도 웃으며 "안 된다 하면 인사에 불이익이 될 수도 있다"며 거들었다.

이날 행사는 권 시장과 이 도지사의 비공개 만남에서부터 열기를 뿜었다. 총회 시작 30분 전에 도지사와 만난 권 시장은 곧바로 수행 공무원들과 취재진부터 물렸다. 이어 시작된 비공개 만남에서 '구미', '취수원' '절대 안 된다' 등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된 말들이 접견실 문 틈으로 새어 나왔다.

권 시장은 "구미공단에서 일 하는 상당수가 대구시민이다. 행정구역이라는 이분법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며 지지부진한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이 도지사는 "중앙정부와 대구시가 구미에 어떤 경제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대구통합공항과 대구취수원 이전 등은 대구와 경북이 긴밀한 협조와 상생 속에 풀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이들의 비공개 회동은 총회 3분여 남기고 끝났다.

◆가시적인 성과 도출

'이번엔 다르다'는 비장함은 결과물로 이어졌다. 권 시장과 이 도지사는 먼저 분기마다 한 차례씩 교환근무를 하기로 했다. 시장은 도청, 도지사는 시청으로 출근해 대구경북 상생협력 과제 추진 성과를 검토하고, 미흡한 점을 점검한다. 또 대구경북 상생협력 사업 추진 현장도 직접 챙기기로 했다.

국·과장급을 중심으로 인사교류도 추진하기로 했다. 대구시 국장급 공무원이 경북도 국장급 자리는 물론 경북 시·군 부단체장으로 옮겨 일할 수 있고, 경북도 국장급 공무원이 대구시 국장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대구와 경북이 각각 운영하고 있는 공무원교육원도 통합하기로 했다.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을 통합하는 게 아니라 '(가칭)대구경북공무원교육원'을 설립한다. 대구 공무원은 경북을, 경북 공무원은 대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현재 과장급이 단장을 맡고 있는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 실무추진단장도 국장급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과장급으로는 각 부서의 협업을 이끌어내야 하는 상생협력 과제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렇게 격상된 한뿌리상생위 실무추진단장은 대구경북공무원교육원장과의 인사교류 대상이 된다.

이뿐 아니라 대구시와 경북도 인사 제도를 개선, 대구경북 상생협력 사업 성과를 인사 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이 밖에도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해 대구경북 지역 화폐를 만들어 자본 역외 유출을 막고 경북 생산 농산물을 대구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를 활성화해 농산물 유통을 촉진하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또 투자유치 공동설명회를 열어 대구와 경북 특화 산업 구분 육성, 상생발전기금 마련, 교통카드 호환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대구시는 1981년 직할시 승격과 함께 경북도로부터 분리됐는데, 최근 들어 경제통합을 넘어 행정통합까지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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