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신도시 한옥마을의 한옥 3채가 요즘 불볕더위보다 더 뜨겁다.
도청과 도의회, 도교육청 등 공공기관 건물을 전통 한옥으로 짓는 등 도청 신도시의 '한-스타일'을 대변할 한옥마을 내 견본주택 한옥이 생각하기에 따라 목적 외 접대와 로비용으로 제공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북도와 경북개발공사는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주요 건물을 한옥 스타일로 건축하는 등 도시의 주요 건물에 한옥을 입히는 데 노력해 왔다.
지난 2016년 7월에는 3만8천737㎡ 규모의 한옥 시범단지를 만들어 69필지를 민간에 분양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7채의 한옥만 들어선 상태다. 이마저도 3채는 경북개발공사가 견본용으로 지은 한옥이다.
분양 당시 경북개발공사는 3년 내 미착공 시 토지 재매입과 등기 전 전매금지 등 투기 방지를 위한 여러 계약 조항을 만들었지만 무용지물이 됐다. 이 때문에 사실상 실패한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북도는 '경북형 한옥 모델'을 제시하면서 3.3㎡당 600만원 이하로 건축할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경북개발공사가 지은 견본 한옥주택은 2배 이상 많은 3.3㎡당 1천300만원가량이 투입됐다.
경북개발공사는 섣부르게 일반에 공개하지도 못한 채 문을 걸어 잠갔으며, 심지어 경북도 간부공무원과 업체 대표 등 업무와 관련 있는 사람들에게 별장처럼 제공하다가 발각, 뒤늦게 견본주택 활용 방안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외부 회계감사를 위해 경북개발공사를 찾은 관계자에게 숙박용으로 제공된 것은 물론, 경영평가 준비로 공사를 찾은 민간자문위원들에게도 편의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북도와 경북개발공사는 신도시 2단계 사업에 1단계 한옥마을의 10배가량 더 큰 한옥마을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
도청 신도시 내 37만106㎡ 규모의 특화 주거단지에 542필지의 대규모 한옥마을을 조성한다는 목표로 2억여원을 들여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다. 전주한옥마을을 벤치마킹한 이곳에는 6개 한옥마을 378가구를 비롯해 상업지역인 저잣거리 90필지, 공방거리 42필지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1단계 한옥마을도 실패하고 인근 한옥호텔 건립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더 큰 한옥마을 조성 계획이 추진되자 실무진조차 성공 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실패한 사업을 더 큰 사업으로 해결해보겠다는 것은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우책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철우 도지사마저 취임 후 도청 신도시에 유럽형 주택단지 조성을 추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 지사의 주문에 따라 과감한 사업 포기나 한옥마을을 살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 늦어지면 경북도와 경북개발공사는 신도시 땅장사로 잇속만 챙긴 채 유령도시를 만들었다는 오명만 안게 된다. 더불어 지금까지 지지부진한 한옥호텔과 한옥주택 건축에 필요한 행정절차와 지원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대응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한-스타일' 도시가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李대통령, 취임 후 첫 출국…G7 정상들과 양자회담 주목
TK가 공들인 AI컴퓨팅센터, 정권 바뀌니 광주 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