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소속 선수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탁구에 출전하는 김동현(23·국군체육부대)과 그의 아버지 김상섭(55·경주 외동중·포항 장흥중 겸임 교사) 씨의 특별한 부자(父子) 스토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아들이 대신 펼치고 나선 풍경은 농구 허재와 허웅·허훈 부자, 야구 이종범과 이정후 부자, 기계체조 여홍철과 여서정 부녀 등 숱한 스포츠 스타 가족의 사연보다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김상섭 씨는 중·고교 시절 탁구 라켓을 잡고 전국을 호령했다. 특히 대구 심인고 재학 시절에는 전국체전 금메달 2개를 포함해 모두 6개의 전국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경북대 사범대에 진학한 김 씨는 하지만 라켓 대신 교편을 잡았고, 이후 체육 교사이자 탁구 감독으로 31년째 교단에 선다. 김 씨는 "집안 사정과 고교 은사님의 권유로 탁구 선수가 아닌 체육 교사로 진로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탁구를 그 누구보다 사랑했고 그만큼 잘했던 김 씨이지만 태극마크를 한 번도 달지 못한 채 꿈을 접어야 했던 아쉬움은 가슴 한편에 항상 남아 있었다.
그런데 김 씨의 둘째 아들 김동현이 탁구 선수의 길을 걷겠다고 나섰다. 김 씨는 "아들에게 딱히 탁구를 권유한 것도 아닌데 본인 스스로가 어릴 때부터 탁구를 좋아했다"며 "포항 대흥중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때 아들도 같은 학교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탁구를 지도하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역시 피는 속일 수 없었다. 김동현은 2011년 전국 남녀탁구종합선수권대회 혼합 복식에서 준우승을 거머쥔 데 이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 남자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아들의 국가대표 발탁 소식을 떠올리며 김 씨는 "내가 달지 못한 태극마크를 아들이 대신 다니까 감회가 남달랐다. 다만 어린 아들이 앞으로 큰 책임감을 느낄 것 같아 걱정도 됐다"고 털어놓았다.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이기 이전에 같은 탁구인이기도 한 김 씨는 이번 대회 김동현의 금메달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김 씨는 "세계 최강인 중국에서 최고 기량의 선수 두 명이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현이가 자신의 강점인 포핸드 드라이브를 잘 구사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탁구를 향한 대를 이은 열정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금메달 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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