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차량 화재사고가 숙지지 않으면서 아파트 지하주차장뿐 아니라 다중이용시설도 BMW 차량 주차를 거부하는 등 'BMW 포비아(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차주들은 "마치 죄인이 된 것 같다"고 하소연하지만 주차관리인측은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직장인 최모(31) 씨는 지난 18일 대구 중구 한 영화관 지하주차장 진입을 거부당했다. 최 씨의 차량은 지난해 3월 생산된 BMW 520d로 국토부에서 정한 42개 리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주차관리인과 실랑이를 벌이던 그는 결국 주차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최 씨는 "리콜 대상이 아니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주차를 거부해 언성 높여 다퉜다. 이젠 BMW를 타면 죄인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한숨을 쉬었다.
BMW X3 차량을 소유한 조동진(36) 씨는 최근 수성구 범어동 한 커피전문점 주차장에 들어가려다가 거절당했다. 조 씨의 차량 역시 리콜 대상이 아니었지만 건물 관리인은 "들어갈 수 없다"고 막아섰다.
약속이 급했던 조 씨는 주차위반 과태료를 감수하며 도로변에 주차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무작정 주차를 거부하니 달리 방법이 없었다. 불안감은 이해하지만 차주들을 너무 몰아세우는 행태"라고 하소연했다.
BMW 포비아가 확산되면서 '인증 스티커'를 붙이는 차주들도 등장했다. 직장인 최모(41) 씨는 최근 근무지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모두 주차를 거부당하자 BMW서비스센터에서 발급받은 리콜 비대상 차량 스티커를 앞유리에 붙였다.
최 씨의 차량은 지난해 9월 생산된 BMW 520d로, 리콜 대상이 아니다. 최 씨는 "관리사무소가 주민 불안에 따른 조치라며 무조건 주차를 막아 답답한 마음에 붙였다"고 했다.
주차장 관리인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한 유료주차장 관리인은 "외관만 봐서는 리콜 대상인지, 안전 점검을 받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했다.
BMW 차주들의 불만은 집단소송으로 번지고 있다. BMW 집단소송을 진행 중인 한국소비자협회에 따르면 20일 현재 1천500여 명이 소송에 참여한 상태다.
한편 대구시는 리콜대상 차량 7천620대 가운데 302대가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집계했다. 이들 차량은 모두 운행 중지 명령을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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