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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 학종은 물론 사람 목숨도 구하는 '체험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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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윤 대륜고 교장
옥정윤 대륜고 교장

등교하던 학생 한 명이 교정 오르막길에서 갑자기 비틀거리다가 쓰러진다. 뒤따라오던 한 학생이 급히 달려가 상황을 파악하고 주변의 친구에게 119 신고를 요청한다. 그리고 심폐소생술(CPR)로 응급처치를 한다. 119가 올 때까지 응급 현장에서 학생과 선생님들이 함께 위기상황을 잘 관리하여 소중한 목숨을 구한다.

이는 몇 년 전 우리 학교 등굣길에서 일어난 일이다. 응급처치를 한 학생으로부터 몇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비틀거리는 학생은 중학교 때 급우였고, 고통스러워하며 가슴을 움켜잡고 있는 것을 보아 심장에 문제가 발생했음을 직감했다. 그 친구가 중학교 때 심장수술을 받은 적이 있음을 알고 있으니, 지금 바로 도와주지 않으면 큰일 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침착하게 대처하고 마침내 친구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밝혔다. 그리고 일련의 응급처치 과정을 어찌 그리도 침착하게 진행할 수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아버지가 소방관이라 아버지가 근무하는 소방서에 요청하여 자기주도적으로 CPR 등 응급처치 체험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미담은 교육청 응급처치 관련 교원 연수와 대구소방본부 직원 교육에 모범 사례로 소개되었다.

그 뒤 이 학생은 인명 및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응급처치 및 방재기술의 체계적인 공부 필요성을 느끼고, 모 대학 소방방재학과에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진학하게 되었다.

자기주도적인 진로탐색의 일환으로 소방서 체험활동(CPR 등)이 응급 상황에 처한 친구의 생명을 살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또 본인의 진로를 선택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다.

영국의 위대한 화가 터너의 작품 중 '바다의 폭풍'이라는 그림에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터너는 폭풍을 그리기 위해 네덜란드의 해변을 찾아갔다. 그는 한 어부에게 바다에 폭풍이 불어오면 자기를 갑판 돛대에 묶고 배를 띄워 달라고 간청했다.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에서 터너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이겨내면서 직접 몸으로 생생하게 느끼고 부딪쳐 보았다. 그런 뒤에 돌아와서 그린 그림이 바로 '바다의 폭풍'이다. 폭풍에 대한 이러한 체험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재산이 되었던 것이다. 실제 생활에서 얻은 체험과 경험은 영원한 재산이 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인간은 모두 체험(경험)을 통해서 조금씩 성장해 간다. 학생들의 교육적 성장을 위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크게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의 두 부분으로 편성되어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생들의 자율적 수행 능력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내용이며, 배려와 나눔 정신을 실천하는 지식과 인성이 겸비된 전인교육을 실현함에 그 의의를 두고 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백견(百見)이 불여일행(不如一行)(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고, 백번 보는 것보다 한 번 행하는 것이 낫다)'이라는 말이 있다. 인간의 전인적 성장을 위해, 배려와 나눔 정신을 실천하는 학생들의 교육적 성장을 위해 체험활동은 꼭 필요하다.

자기주도적인 체험활동을 창의적이고 다양하게 실시해야 바람직한 진로 선택을 할 수 있으며, 대세인 학종으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고 진학할 수도 있다. 나아가 CPR 등 자기주도적 체험활동은 응급 상황에서 사람의 소중한 목숨까지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명심하자.

옥정윤(대륜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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