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개의 IQ는 얼마일까?…가정에서 손쉽게 측정하기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반려견, IQ보다 감성지능이 중요한 시대

이미지 출처: http://4urdogs.blogspot.com/2012/07/top-10-most-intelligent-dog-breed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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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IQ에 대하여 가장 광범위한 연구를 한 학자는 British Columbia대학의 심리학자인 스탠리 코웬(Stanley Coren) 박사이다. 코웬 박사는 훈련사 199명에게 설문 조사하여 품종별 개의 지능을 평가하였다. '새 명령어를 얼마나 빨리 익히는지' '얼마나 명령을 잘 수행하는지' ' 재능을 갖추고 있는지' 등의 평가 관점을 달리하며 품종별 지능 순위를 매겼다. 새 명령어를 잘 이해하고 빨리 익히는 품종으로는 보더콜리, 푸들, 셰퍼드, 레트리버 등이 상위 순위로 평가받았다.

이후에도 코웬 박사는 개의 지능이 보호자와의 노력으로 발달할 수 있음을 연구했고, 가정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한 개의 IQ검사 방법들을 제시했다. 좋아하는 간식을 이용하여 감춰진 간식을 찾는 민첩성, 단기 기억력, 장기 기억력, 명령어의 이해와 습득 속도, 주인의 표정 읽기, 새로이 제시된 문제의 해결 능력 등을 시간을 측정하여 점수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코웬 박사가 제시한 내 개의 IQ를 가정에서 테스트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천재견 행복이.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실험 1. 타올을 머리에 덮고 탈출하는 시간을 측정한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실험 2. 수건 아래에 간식을 숨기고 찾아내는 시간을 측정한다.

실험 3. 머리가 들어가지 못하는 낮은 테이블 아래 간식을 수건으로 덮고 앞발을 이용하여 찾아내는 시간을 측정한다.

실험 4. 세 개의 컵 중에 간식이 있었던 컵을 보여준 후 기억에 의해 이전에 선택한 종이컵을 선택하는지를 확인한다.

지난달 SBS TV동물농장에 제보된 천재견 행복이(래브라도레트리버, 3살)의 IQ를 검증하기 위해서 코웬 박사가 제시한 IQ 테스트를 평가하는 동안 민망한 상황이 발생했다.

주인이 화장실에 가면 휴지를 들고 가고, 비가 오면 우산을 건네고, 주인이 잃어버린 물건을 기억하고 찾아오는 행복이에게 기존의 IQ 검사는 너무 초보적인 수준이었기 때문.

행복이가 반복적인 습득 훈련을 받았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가지고 검증을 위해 제시한 돌발 상황에서 행복이가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개의 지능을 평가절하 하는 것이 아닌가 조심스러워졌다.

천재견 행복이.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개의 IQ 검사가 품종별 지능을 평가하는 방법은 될 수 있지만 각 개체가 가지는 다양한 재능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과거 사냥과 농경 문화에 어울리는 우직함과 기민함보다는 감정을 읽고 주인과 공감하는 능력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요즘 시대에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행복이가 지능이 뛰어난 품종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천재성이 발휘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인과의 교감과 상호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일부 학자들은 개의 지능을 어린아이의 지능과 비교해 개는 3살령 아기의 수준이며 160여개의 단어를 구분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아기들도 과거에 비해 새로운 문명에 적응하는 지능이 감성화되고 다양화되듯 반려견도 인간과의 교감을 통해 점차 더 감성화되고 인간 생활화 되어가고 있다.

이제 반려견의 IQ대신 가족과의 상호 교감을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온 듯하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SBS TV 동물농장을 통해 알려진 박순석 수의사는 개와 고양이 뿐만 아니라 특수동물과 야생동물들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 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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