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민들의 유별난 고도주(高度酒) 사랑

대구 사람들이 유독 도수가 높은 술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만촌점 제공.
대구 사람들이 유독 도수가 높은 술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만촌점 제공.

대구지역에서 소주·양주와 같이 유독 도수가 높은 주류의 매출 비중이 높다는 통계가 나와 눈길을 끈다. 독주를 선호하는 40~50대 중장년층 인구 비중이 높은데다 막창, 뭉티기 등 소주와 잘 어울리는 안주를 즐겨먹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대구지역 이마트의 2016년부터 2018년 10월 말까지 3년 간 주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소주, 양주, 민속주의 평균 매출 구성비는 각각 19.4%, 10.4%, 7.2%로 전국 평균 매출 구성비보다 각각 1.2%, 2.8%, 1.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은 맥주나 와인의 경우 대구 이마트의 평균 매출 구성비는 47.2%, 15.7%로, 전국 평균 보다 각각 2%, 3.7% 낮게 집계됐다.

특히 민속주 가운데서도 도수가 높은 약주(13도~35도)는 대구지역에서 단연 압도적 인기를 얻고 있다. 2017년 전국 이마트 중 약주 매출 점포별 순위를 살펴보면 1위 만촌점, 2위 월배점, 3위가 칠성점으로 모두 대구지역이었다. 또 뒤를 이어 4위 포항점, 5위 대구 성서점, 6위 경산점, 7위 포항이동점 등으로 대구경북 지역이 압도적인 판매 우위를 보였다. 2018년에도 이런 경향은 유지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 같은 대구지역 독주 인기의 원인으로 고도주를 선호하는 40~50대 중장년 층의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특색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2018년 10월 기준 통계청의 지역별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대구지역의 40~50대 인구 비중은 34%로 전국 평균보다는 1%, 서울과 비교 했을 경우 1.8% 높았다. 반면 수입맥주의 최대 수요층인 20~30대의 인구 비중은 대구지역이 26.4%로 전국 평균보다는 0.8%, 서울 보다 4.3% 낮았다.

막창, 뭉티기 등의 대구 대표 음식 인기도 고도주의 높은 매출에 한 몫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뭉티기와 같은 생고기나 막창은 소주와 같은 고도주와 궁합이 잘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킨 하면 맥주가 연상 되듯이 막창, 뭉티기를 자주 먹는 대구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소주와 같은 고도주를 찾게 되는 것이다.

박정현 이마트 대구 만촌점 식품팀장은 "짜고 매운 것을 즐겨 먹는 경상도식 식습관 역시 대구지역의 고도주 인기에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본다"면서 "제사 상에 법주를 올리는 문화와 같이 고도주와 관련된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는 도시인 만큼 도수가 높은 술을 선호하는 경향은 지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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