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환경공단 서부위생처리장에서 지난 9일 발생한 메탄가스 저장 탱크 폭발 사고는 환경공단의 허술한 안전 의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근로자 1명이 다치는 인명 피해로 그친 이날 사고는 미리 주의를 기울였다면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만큼 인재나 다름없다.
이날 사고는 공단이 신설 중이던 탱크의 준공을 앞두고 시험 가동을 하다 발견된 가스 유출을 보수하는 용접 작업 과정에서 일어났다. 공단은 밀폐된 공간에서 용접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질식 위험에 대비, 미리 산소 농도만 측정했을 뿐 정작 폭발 위험성을 감안한 메탄 농도는 재지 않아 화를 자초했다.
이번 사고는, 올해 1월 포항제철소 산소공장 작업 중 유출된 질소에 질식, 근로자 4명이 숨진 일처럼 사전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라는 공통점이 있다. 산업 현장에서 되풀이되는 안전 불감증이 부른 재난인 셈이다. 환경공단이 “메탄 농도는 작업하기에 적정할 것으로 추정했다”고 밝힌 데서도 문제는 잘 드러났다.
환경공단의 심각성은 비슷한 재난에서도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데 있다. 앞서 공단은 2016년 신천사업소의 용접 작업 도중 메탄 폭발로 근로자 2명이 숨진 사고를 겪었다. 이번 일은 대구시의 환경공단 관리 감독이나 환경공단 안전 의식의 허술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공단은 근로자들에게 정해진 안전 장비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즉 밀폐 공간에서 일하는 위험한 환경에 걸맞게 갖춰야 할 장비도 없이 근로자를 투입, 작업을 시킨 꼴이다. 자칫 다른 불행한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를 상황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환경공단은 이번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엄정한 조치를 해야 한다. 사고는 예고없이 일어남을 숱한 재난이 증명했다. 특히 대구시는 이번 사고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지난날 여러 불행한 사고로 겪은 엄청난 후유증을 결코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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