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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카이(SKY) 캐슬' 자소서 대필 "범죄일까 아닐까?"

JTBC 드라마
JTBC 드라마 'SKY 캐슬'. JTBC

JTBC 드라마 '스카이(SKY) 캐슬'에 대학 입학 전형의 자기소개서(자소서) 대필 사건이 나와 학부모 및 수험생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3일 방송된 1회에서 이명주(김정난)의 아들 박영재(송건희)의 서울의대 합격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노승혜(윤세아)의 남편 차민혁(김병철)이 대신 써 준 자소서였기 때문.

이 사실이 드러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명주가 느닷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던졌다. 이명주의 죽음 요인 중 하나가 대필 자소서인지 시청자들의 궁금증 및 추측이 향하고 있다.

◆대입 때 대필→취업 때 대필 "대필 공화국?"

그러면서 현실 속 자소서 대필도 화두가 되고 있다. 마침 지금은 앞서 11월 15일 2019학년도 수능이 시행된데다 대학 수시 전형 진행 및 합격자 발표, 그리고 정시 지원 준비가 한창인 시기라서 자소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쏠린다.

전문 대필 업체가 있을 정도로 자소서는 수험생이 스스로 쓰기 보다는 합격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돈을 들여서라도 최대한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한 대입 전형과 각종 대외 활동을 거치며 자소서 작성을 꽤 경험한 대학생들이 고등학생 수험생 및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자소서 대필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입시가 점차 정시 위주에서 수시 위주로 바뀌면서, 더구나 1학기와 2학기, 1년 내내 수시가 진행되면서, 자소서 대필 역시 시기를 가리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대학생들도 취업 자소서는 또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특이한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게 대한민국의 일그러진 자화상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논문 표절만큼 범죄라는 경각심 가져야"

대필은 범죄일까? 이에 대해서는 논문 표절과 비교하면 우리 사회의 경각심이나 실제 처벌이 뚜렷하게 나오고 있지 않다고 에둘러 답할 수 있다.

물론 대학 입학 전형에서는 적용할만한 처벌 규정이 있다. 국공립대의 경우 입시라는 공무를 방해했다고 볼 수 있다. 형법 제137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 사립대의 경우도 업무방해로 볼 수 있다. 형법 제314조 제1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

문제는 대학 입학 전형에서 대필을 쉽게 적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논문 표절은 쉽게 적발된다. 당사자 1인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기 때문이다. 조사자 다수 대 피조사자 1인의 구도다. 그러나 수십만 수험생들의 대학 및 대학원 등 입학 전형에서 대필 사례를 적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피조사자가 조사자보다 월등히 많다.

◆첨삭은? 부모나 지인이 해준다면?

대필보다 더 규정하기 애매한 게 첨삭이다. 가령 수험생의 자소서를 첨삭해주는 경우 조언을 통한 도움으로 볼지, 수정을 통한 대필로 볼지다.

특히 업체가 아닌 부모나 지인 등이 대필, 첨삭을 해주는 경우 이를 부정행위로 볼지 인정에 의한 것으로 허용할지 인식은 애매한 상황이다.

그런데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는 로스쿨 교수로 재직중인 지인이 한 수험생의 자소서를 대필해줬다. 인정에 의했을 수 있으나, 대필을 해 준 사람이 전문가였다는 부분이 쟁점이 될 수 있다. 부모나 지인 가운데 이런 전문가가 존재하지 않는 수험생들은 그만큼 공정한 경쟁 구도에 놓이지 못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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