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는 501만 명 수준이었다. 당뇨병 전 단계인 예비환자까지 포함하면 무려 871만 명에 이른다. 유병률도 5년 전 14.5%에서 16.8%로 급증했다. 비단 우리나라 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세계 전체 당뇨병 환자는 4억6천만 명이다. 그리고 2030년 5억1천1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산자이 바수 교수는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 당뇨·내분비저널' 최신호에서 "2030년이 되면 인슐린이 필요한 성인 당뇨병 환자 중에서 '절반' 정도 만이 인슐린 공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대책을 촉구했다. 당뇨병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배귀현 대구파티마병원 전문의(내분비대사내과)는 "당뇨병은 상당히 진행되기까지 증상이 없고,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게 서서히 진행되다 갑자기 드러난다"면서 "방심하여 치료 시작이 늦어지면 간단한 생활 습관교정 혹은 소량의 약물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환자가 많은 약물을 투여해야 하거나 이미 합병증이 동반되어 몸 상태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증상이 없다고 간과하지 말고, 권고안(표 참조)에 해당되는 경우 간단한 혈당검사를 통해 당뇨병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 환자 60%, 자신이 당뇨병인 줄 모른다
당뇨병(糖尿病)이란 문자 그대로 소변(尿)으로 당(糖)이 나오는 병(病)이다. 건강한 사람들은 다양한 호르몬의 작용(주로 인슐린)으로 적정수준의 혈당이 유지 되지만, 인슐린의 분비나 작용에 문제가 생겨(인슐린 저항성)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는 것이 당뇨병이다.
혈당이 높아도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환자 중에 자신이 당뇨병인 줄 모르는 경우가 60%에 이른다. 체중이 빠지고 물을 많이 마시게 되거나 소변 양이 많아지거나 폭식을 하게 되는 등 당뇨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다.
혈당이 높은 상태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고혈당 자체가 독성으로 작용한다. 주로 영향을 받는 곳이 혈관이다. 당뇨합병증은 혈관 크기에 따라 미세혈관 합병증과 대혈관 합병증으로 나눈다. 가는 혈관들이 많이 분포하는 곳에 발생 하는 미세혈관 합병증에는 망막병증(눈), 신증(콩팥), 신경병증 등이 있고, 큰 혈관에 발생하는 대혈관 합병증으로는 허혈성 심질환이나 뇌졸중이 대표적이다.
미세혈관 합병증은 생명과 직접적 영향은 적다 하더라도 진행하게 되면 실명(망막병증), 통증이나 자율신경계이상(신경병증)을 초래하고, 신증이 진행되면 투석을 해야하는 등 삶의 질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대혈관 합병증은 생명과 직결되기 미리 예방하거나 늦추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생활습관 개선, 치료의 시작이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우리 나라 인구의 8%가 당뇨병 환자이다. 또한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당뇨병은 고탄수화물, 기름진 음식, 운동부족, 과음, 흡연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생활습관의 개선 없이는 치료가 어려운 생활습관병이란 뜻이다.
초기에 당뇨병을 발견할 경우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목표 혈당에 도달할 확률이 높아진다. 혈당 조절을 통해 당뇨합병증을 예방 수 있는 확률도 더 높아진다.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당 조절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때는 당뇨약제를 투여한다.
배 전문의는 "진료실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잘못된 정보는 당뇨 치료약(인슐린 포함)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끊을 수 없고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것" 이라며 "약이나 인슐린 치료를 통해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시키면 치료약을 차차 줄이고 끊은 뒤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계속 정상 수치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태임에도 이를 거부함으로써 혈당이 계속 높아지면 시간이 지난 뒤 약 복용을 더 늘려야 하고, 치료도 어려워지며 합병증 발생률도 증가하여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도움말 배귀현 대구파티마병원 전문의(내분비대사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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