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주방 필수품'으로 각광받았던 전자레인지, 오븐, 전기포트 등을 제치고 예전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신기한 제품들이 주방 공간에서 득세하고 있다.
기존 주방가전과는 차별화된 편리한 기능으로 빠르고 쉬운 요리를 가능하게 해 주는데다, 간편하고 공간 효율성이 뛰어난 제품들이다.
사용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핫한 인기를 얻으면서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중견 가전업체, 유통업체들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날이 갈수록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 자취생 新필수가전 '에어프라이어'
예전에는 자취생들의 필수 주방가전이 '전자레인지'였다면 이제는 '에어프라이어'가 대세로 등극했다. 기름, 냄새, 연기 없이 각종 튀김, 냉동식품 요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어프라이어는 섭씨 200도 안팎의 뜨거운 공기를 빠르게 순환시켜 재료를 익힌다. 기름을 추가하지 않고 재료 자체가 가지고 있는 지방 성분 만으로 재료의 수분을 빼앗아 바삭하게 익혀준다.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 사용자들의 후기 인증이 이어지면서 몇 해 전 고작 수십억원대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이제 600억원대로 성장했다.
에어프라이어라는 제품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11년의 일이다. 필립스는 세계 최초로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건강한 튀김기'를 개발해 세상에 내놨지만 한동안은 고전을 면치 못하다 최근 몇 년 사이 뒤늦게 인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사실 '튀김=기름'이라고 생각하는 일반 시민들에게 에어프라이어는 상당히 낯선 개념이었다. 현재는 다양한 업체들이 에어프라이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냄새나 연기 없이 굽는다
원통형의 오븐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고기나 생선 등을 조리해주는 '통돌이 오븐'도 방송 등을 통해 노출되며 최근 핫한 인기를 끌고 있다.
통돌이 오븐은 360도 회전을 하면서 음식을 골고루 조리해주기 때문에 음식을 뒤집지 않고도 타지 않고 적당히 구워지는 것이 장점이다. 덮개(뚜껑)이 있기 때문에 냄새나 연기가 밖으로 새지 않고, 기름을 따로 배출해낼 수 있는 구멍이 있어 맛도 담백하고 깔끔하다.
자이글은 역시 몇년째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요리가전이다. 국내부터 미국·일본·중국·유럽 등 34개국에서 특허를 획득했다. 세계 최초로 상부발열 및 하부복사열을 동시 이용한 적외선 조리기로, 2011년 처음 선보인 이후 각종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모습이 노출되면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작은 디자인으로 식탁에 올려놓고 고기를 구워먹기에 적당하며, 냄새, 연기, 기름 튐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사용과 세척이 쉽고 조리도중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가스레인지 대체하는 전기레인지
가스레인지가 가정 내 미세먼지 발생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전기레인지가 가스레인지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전기레인지는 가스가 아닌 전기로써 열을 발생시키는 조리기구를 일컫는다. 발열체에 따라 인덕션, 하이라이트, 핫플레이트 등으로 구분한다.
대구 지역 이마트에 따르면 전기렌지 매출액 증가는 2017년 전년대비 22.1%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71.7%까지 뛰어올랐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전체 주방 가열기구 중 전기레인지의 비중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2016년 20.4%를 차지했던 전기레인지 구매가 올해는 40%까지 증가하면서 가정 주방기구의 절대강자인 가스레인지의 아성을 넘볼 지경이다.
이마트는 이 같은 전기레인지의 열풍이 안전성, 편의성, 디자인적 요소의 3박자가 시너지를 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기를 이용한 가열 시스템으로 가스 노출이 없을 뿐 아니라, 조리시간 설정이 가능한 타이머기능, 어린이나 애완동물에 의한 오작동을 방지하는 안전 잠금 기능 등이 강점이다.
게다가 청소가 쉽고, 디자인이 세련됐다는 점 역시 전기레인지의 인기 급성장을 뒷받침했다. 가스레인지는 요리 때 생기는 기름때와 잔여 음식물 등을 일일이 분리해 닦아줘야하지만, 전기레인지는 상판을 행주로 간편하게 닦아주기만 하면된다.
◆1,2인 가구 늘고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에어프라이어와 통돌이 오븐, 자이글, 전기레인지 등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우선 1,2인 가구의 급증을 들수 있다.
젊은 1인 가구의 경우는 원룸 등의 좁은 공간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육식을 선호하지만 평생시 냄새나 연기 때문에 먹고 싶어도 못 먹고 싶은 음식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아이디어 제품들이 해결한 것이다.
조리와 청소까지 상당히 간편해 요리하는 부담을 상당히 덜어준 것도 인기의 요인이다. 퇴근 후 지친 몸으로 요리를 하는 것조차 귀찮은 현대인들에게 간단히 맛과 품격이 떨어지지않으면서도 한끼를 해결할 수 있게 했다. 게다가 소형주방가전에 적합한 다양한 가정간편식(HMR)이 줄이어 선보이면서 집에서 요리하는 부담이 줄었다.
미세먼지의 위협이 증가하면서 요리시 발생하는 여러가지 실내 유해가스 배출에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새롭게 등장한 주방가전들은 이런 위험을 기술력으로 제거했다. 냄새나 연기를 없애고, 몸에 해로운 지방을 쪼옥 뺀 맛있는 요리를 즐길수 있는 점도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이마트 만촌점 박효성 가전 팀장은 "일찍 퇴근을 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집에서 요리를 하는 집쿡 열풍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내년에도 신형 소형 주방가전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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