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생이 없다"…대구권 대학들 신입생 유치전 '치열'

일부 대학, 정시 최초 합격자 모두에 장학금 혜택 내걸어
전문대들 신입생 유치 더 어려워졌다며 한숨

지난해 12월 7일 오후 달서구청에서
지난해 12월 7일 오후 달서구청에서 '2020학년도 대학입시 설명회'가 진행되는 동안 지역대학 입학상담관들이 행사장 밖에서 수험생들을 2시간째 기다리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올해부터 대학 입학자원이 본격적으로 급감하면서 대구권 대학들의 신입생 잡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중위권 4년제 대학이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며 신입생 유치에 나서면서 사실상 경쟁 구도에 있는 전문대들도 신입생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020학년도 대학 입학자원은 6만여 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대구경북에서는 6천~7천 명 감소가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역의 일부 4년제 대학은 1명의 신입생이라도 더 잡기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었다.

지역 4년제 A대학은 지난달 말 진행된 정시모집에서 모든 최초 합격자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는 조건을 제시했다. 기존에 성적 우수자에게만 주던 장학금 혜택을 확대한 것이다. 또 이 대학은 재학 중 전과(轉科)도 기존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적성에 맞지 않아 중퇴를 하는 상황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다.

이 대학은 이번 정시에서 이 장학금 혜택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했다. 수시모집에서는 지난해와 비교해 지원자가 줄었지만 정시모집에서는 오히려 지난해와 비교해 0.2% 정도 증가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학교마다 신입생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당장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신입생 잡기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며 "내년에도 올해 만큼이나 입학자원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더욱 파격적인 혜택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지역의 몇몇 4년제 대학도 이번 정시모집에서 A대학과 비슷한 장학혜택을 내걸고 학생들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되자 지역의 전문대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가뜩이나 신입생 모집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 구도에 있는 중하위권 4년제대들이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면 전문대들은 그 만큼 신입생 유치가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학 지원자들이 최근 진로에 맞춰 학과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4년제대 진학을 포기하고 이른바 취업이 잘 되는 전문대 학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잠재적 자원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대구의 한 전문대 관계자는 "전문대들은 규모나 재정적인 면에서 4년제 대학처럼 파격적인 혜택을 주기 힘들다"며 "현 상황이 마치 '치킨게임'을 방불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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