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대표 축제로 내세우는 신라문화제의 올해 운영 주체를 놓고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시 출연기관인 경주문화재단이 주축이 돼 진행하라는 주낙영 경주시장의 언급과 달리 경주시가 직접 신라문화제 조직위원회 사무국을 꾸리면서다.
신라문화제는 1962년부터 48년째 이어지는 행사다. 2011년 경주문화재단 설립 이후 이듬해부터 경주문화재단이 맡아서 해오다 경주시가 2018년부터 다시 직접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주 시장은 지난해 12월 2일 '제47회 신라문화제 평가보고회'에서 "전문성 축적 등을 위해 민간이 밑아 진행하는 게 맞다"며 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도록 했다. 같은 달 29일 열린 경주문화재단 이사회에서도 같은 지시를 했다.
그런데도 경주시는 지난 6일 신라문화제 조직위 사무국을 경주예술의전당에 차리고 정식 출범을 준비 중이다. 경주시 문화예술과 문화행사지원팀 공무원들도 조직위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대해 경주시청 담당자는 "경주문화재단의 기획능력, 인력 등을 감안하면 행사 전반의 기획을 경주시가 할 수밖에 없다. 하루 빨리 준비에 들어가야 하기에 조직위를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주 시장은 매일신문 취재에 "경주문화재단이 주축이 돼야 한다는 것은 행사 기획을 재단이 담당한다는 의미이다. 재단에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신라문화제 조직도를 새로 만들 것을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면서도 운영 주체와 관련한 구체적 설명은 하지 않았다.
문화계에선 이 같은 모습을 두고 상당히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박종희 동국대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 교수는 "전국적으로 공무원 주축으로 성공한 축제는 없다"며 "신라문화제가 성공하려면 조속히 민간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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