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교의 온라인 개학을 발표하면서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수업 일수를 채우는 데 급급해 현장 여건은 고려하지 않은 설익은 결정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개학이라는 전례 없는 발표가 나자 학교는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은 듯한 표정이다. 녹화 장비와 기기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쌍방향 원격 수업을 실시할 시스템 구축 일정도 너무 촉박하다는 것이다.
곽병권 대륜고 교무부장은 "학교에 영상 녹화가 가능한 방송실이 하나밖에 없고 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출할 수 있는 웹캠은 하나도 없다"며 "쌍방향 수업 방식이 채택된다면 그에 맞는 설비와 소프트웨어를 갖춰야 할 텐데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했다.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의 효과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김석현 새본리중 교사는 "학생들마다 성취도가 달라 개별적인 지도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개별지도는 대면수업에서도 쉽지 않은데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된다면 학생들의 학습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교육부가 제공한 화상회의, 출결관리 소프트웨어들에 적응할 기간이 9, 10일 고작 이틀뿐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수업 지원을 위한 시스템이 미비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준엽 경신중 연구부장은 "방학 기간에 EBS 등 온라인 플랫폼으로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했는데 접속이 지연되거나 강의나 과제가 올라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라며 "온라인 개학을 한다면 서버 부분의 개선도 시급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실기와 실습이 중요한 학교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실기가 중심인 예술고의 경우 학생들을 전공별, 학년별로 나눠 실기 수업을 받는 날에만 등교를 할 수 있도록 하자니 교육부의 온라인 개학 방침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특성화고 역시 학교 장비가 필요한 수업의 경우 온라인 상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승욱 경북예고 교감은 "학생들이 학교 연습실을 사용할 수 없어 개인 연습실을 구하거나 가정에서 실기 연습을 하고 있다"며 "교사들이 과제를 내고 피드백을 해주는 식으로 실기 교육을 하고 있지만 대면 수업보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학교마다 기기 상황을 파악해 온라인 개학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교과마다 실시간 수업, 콘텐츠 중심 수업, 과제 중심 수업 등 교육방식에 선택권을 주고 학교별로 원격수업담당자를 지정한다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EBS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측에 온라인 플랫폼 서버 증설을 요청했으나 아직 미진한 것은 사실"이라며 "스마트 장비가 없는 학생들에게는 소득에 관계없이 기기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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