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광고주를 만날 때마다 광고주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쓰셔야 합니다." 여기서 쓰라고 하는 대상은 '돈'이 아니라 '글'이다. 매체 광고, 교통 광고는 비싸지만, 글은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종이 한 장, 연필 한 자루면 지금 당장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최악의 불경기인 요즘, 글은 가장 훌륭한 마케팅 도구이다. 마케팅 글쓰기 중에서도 '라임'(비슷한 음의 단어를 일정한 규칙으로 조합하는 것)은 소비자를 배려하는 하나의 기술이다.
글을 이용해 브랜드를 기억시키기 때문이다. 한 번은 지역의 한 다이어트 센터에서 광고를 의뢰한 적이 있다.
소규모의 센터였는데 보통 이런 곳은 광고비를 많이 책정하기가 힘들다. 대부분의 소상공인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광고하는 이유는 투자 대비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싶어서 일 것이다. 소상공인의 경우 섣불리 광고비를 크게 지출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소규모 브랜드의 경우 제작비를 최대한 낮추고 아이디어의 힘을 최대한 극대화해야 한다. 다이어트 센터는 신생 기업이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상황이었다.
당연히 브랜드를 기억시키기 위해서 쉬운 라임의 힘이 필요했다. '어떻게 팔 수 있을까?' 고민하다 유튜브에서 뚱뚱한 분들의 고충을 찾아보았다.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뚱뚱한 사람, 식욕이 주체되지 못해 과식이 반복되는 사람들의 영상이었다.
무엇보다 그들의 공통점은 낮은 자존감이었다. 뚱뚱해져 버린 자신의 모습에 가족들과도 담을 쌓고 사는 모습이었다. 낮은 자존감으로 살아가는 생활은 처참하기까지 했다.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을 그저 연명하는 느낌이었다. 대인기피증으로 직장을 다니기도 힘들어 한다. 자연스럽게 궁핍한 삶 속에 지독한 현실을 사는 모습이었다.
그 영상에서 필자가 찾은 단어는 바로 '삶'이었다. 앞의 사례처럼 '삶'을 찾으니 그다음 단어는 너무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그 단어는 당연히 '살'이었다. '삶'과 '살'이 라임을 이루면 쉽게 팔리겠다고 생각했다.
핵심 워딩만 찾으면 카피의 50%는 해결된 셈이다. 다양한 목적어와 동사를 결합해 수많은 문장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걸 고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살이 사라진다. 삶이 살아진다.'
'살'과 '삶'을 그리고 '사라진다'와 '살아진다'를 라임으로 썼다. 필자는 어떤 브랜드를 팔려고 할 때 가장 먼저 그 소비자가 되어보려고 한다.
'내가 다이어트 센터에 가면 무엇을 원할까? 어떤 삶을 원할까?' 상상해 보았다. 당연히 제 몸에 붙어 있는 살들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엉망이 되어버린 제 삶을 온전히 살아가는 모습을 꿈꿔 보았다. 자존감 높게 말이다. 소비자가 된 채로 글을 쓰면 마케팅의 성공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그저 '우리 센터로 와서 돈을 주세요!'가 아닌 소비자의 만족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살 빼 드립니다' '8㎏ 못 빼면 전액 환불!'이라는 싫증 난 마케팅 속에서 우리의 문장은 살아남을 수 있다. 소비자들의 마음속 깊은 곳을 어루만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남들이 세일즈하는 똑같은 방식에서 조금만 소비자의 마음을 이해하려 한다면 상품을 더 많이 팔 수 있다.
언제까지 자신의 통장 잔고만 볼 것인가? 고객들의 마음을 먼저 읽어라. 그리고 어루만져라.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팔릴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