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위나라 전략가 사마의와 오나라 대도독 육손은 '칩거 후 화려한 컴백'으로 유명하다. 사마의는 조조 집안 사람들의 견제로 인해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우고도 다 버리고 고향 앞으로 향했고, 육손 역시 촉나라와의 전쟁을 앞두고 나룻터에서 미친 척 행세하다 결국 병권을 더욱 공고히 한 후 복귀했다.
대한민국 역시 칩거정치는 한 정치인의 처신에 관한 전략·전술로 2020년 제21대 국회에서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칩거(蟄居)는 주로 한 개인이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거나 정치적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쓰는 카드다.

수천년의 시대도 뛰어넘는 '칩거정치', 2020년 6월24일 현 정치판에서 진행중이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벌써 1주일 넘게 사찰에 머무르다, 24일 오후에 국회에 복귀할 예정이다. 21일에는 속리산 오대산으로 김종인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오게 했고, 23일에는 강원도 고성 화암사에서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발걸음을 하게 했다. 주 의원은 곧 국회로 복귀할 예정이지만, 원 구성 협상에 관한 뜻한 바를 이루지는 못하고 있다.

2014년 손학규 전 민생당 대표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으로 있으면서, 재·보궐 선거에 패배한 후에 21년 정치인생에 스스로 종지부를 찍고자 전남 강진군 백련사 뒷산 토굴로 들어갔다. 하지만 2년 후인 2016년 "제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며 현실정치에 다시 발을 들였다. 손학규 전 대표도 살짝 삐치거나 불리하면 '칩거카드'를 꺼내는 대표적 유형의 정치인이다.

'칩거'라면 '이재오'라는 이름 석자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최고위원이었던 이 전 의원은 색깔론, 대리전 등 전당대회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아 전남 순천 선암사에 칩거했다. 당시 당 대표에 선출된 강재섭 전 의원은 이 전 의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직접 선암사를 찾아가 마음을 달래주기도 했다.

대한민국 정치사의 카운트 펀치 칩거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백담사 수도생활이다. 전 전 대통령은 친구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전략적으로 정치적 공격을 일삼자 이에 낙담해 현실을 도피해 백담사에 2년 동안이나 머물렀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은 산에서 나무를 하고, 스님과 같은 수도생활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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