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은 전 정부 탓, 박살 난 경제는 코로나19 탓, 일자리 감소는 기업 탓,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은 우파 정부 교육 탓, 북한 문제 실패는 탈북민 전단 탓, 조국 사태는 검찰 탓, 윤미향 사태는 언론 탓, 비판 여론은 가짜뉴스 탓….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남 탓'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죽하면 '탓재인 정부'라고 부르는 사람들까지 있을까. 하지만 이처럼 '남 탓' 하기 좋아하는 문 정부도 웬만해서 야당 탓은 안 한다. 딱히 원망할 게 없기 때문이다. '탓'은커녕 문 정부가 야당 복은 타고났다고들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의회 독재'라는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국회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꿰찼다. 총선 승리에다 법사위까지 차지함으로써,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관련된 대선 여론 조작 사건 등 정권 관련 범죄는 모조리 축소되거나 뭉개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당이 말로는 검찰 개혁을 한다면서 실제로는 임기가 보장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대놓고 사퇴를 종용함으로써, 검찰 개혁의 핵심인 사법 독립을 무참히 훼손해도 야당은 눈만 끔뻑거릴 뿐이다. 이제 공수처까지 출범하면 정권에 불리한 수사나 재판을 진행하는 검사나 판사를 겁박하는 건 일도 아니다. 정권 관련 수사 건을 공수처가 아예 빼앗아가 뭉개버릴 수도 있다.
이 지경이 되도록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속수무책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하고, 사법 근간을 송두리째 흔들고,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어도 야당은 싸우려 들지 않는다.
야당의 이 무기력함이 겉보기에는 총선 패배 때문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소명 의식,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의지, 전투력이 없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패했기 때문에 무기력한 것이 아니라 정부 여당의 독재와 부정을 막을 의지와 전투력이 없기 때문에 '총선 패배'라는 결과를 떠안은 것이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와 관련해 숱한 부정 의혹이 쏟아졌다.
선거 부정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속이는 범죄이며, 국헌 문란이다. 지금처럼 많은 의혹에도 선관위는 보여주기식 개표 시현으로 '문제없다'고 하고, 사법 당국은 제대로 된 수사는커녕 증거 보전 범위를 줄이려고 한다. 선관위, 법원, 검찰, 경찰, 감사원 등 어느 누구도 의혹을 밝히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정권 눈치를 살피는 사법 당국, 일말의 양심도 정의감도 없는 어용 언론은 그렇다 치자. 정권을 잡겠다는 정치집단이자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쏟아지는 의혹 앞에 팔짱을 끼는 것은 해괴한 일이다. 평범한 국민들, 과학자들, 통계학자들이 찾아낸 정황증거와 의문에 대해 '검증'할 의지조차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고, 단독으로 법사위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자, 미래통합당은 '모든 상임위원장을 여당에 주고 국회에 복귀해 죽기살기로 싸우겠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내 머리가 터지더라도 국민에게 경종을 울리겠다'고 했다. 어이가 없다. 정부 여당의 막가파식 독재와 부정에 눈감은 정당이 다른 무슨 싸움을 한다는 말인가? 국민이 머리 터지게 경종을 울리는데도 귀를 닫고 있는 야당이 국민을 향해 무슨 경종을 울린다는 말인가?
현 정권도 결국 권력을 내놓게 된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이 제1 야당으로 수권 정당을 추구하는 한, 현 정부 여당이 권력을 잃을 일은 없을 것 같다. 명색 제1 야당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소명 의식도 통찰력도 전투력도 없이, 오직 일신의 안위(安危)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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