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의 창]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을 충분히 활용하자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선장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제 드디어 한 학기가 마무리되었다. 2020년 1학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학생들과의 수업이나 학술 활동에 큰 변화가 있었다. 학생들과의 수업은 동영상 강의로 진행되고, 학술 세미나는 웨비나(webinar) 방식으로 개최됐다. 특히 웨비나의 대중화는 깊은 인상을 나에게 남겨주었다. 웨비나는 웹과 세미나의 합성어인데, 사람들이 현장에 모이지 않고 줌(zoom)과 같은 실시간 화상회의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대화를 하는 방식이다. 최근 4차례 웨비나에 참석하였다. 웨비나는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진다.

첫 번째, 지리적인 한계를 완전히 뛰어넘는다는 점이다. 세미나를 위해서는 사람이 현실적으로 어떤 장소에 모여야 한다. 그렇지만 웨비나에서는 가상의 망에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당사자가 반드시 특정한 장소에 모일 필요가 없다. 서울에서 개최되는 행사임에도 부산, 대구에서는 물론이고 도쿄, 싱가포르, 홍콩에서도 참여할 수 있었다. 심지어 이동 중인 차 안에서도 세미나에 참여할 수 있다. 과거에는 불가했던 것이다.

두 번째, 참여자들에게 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산에서 서울로, 홍콩에서 서울로 사람들이 이동할 필요가 없었다. 자신의 사무실이나 집에서 가상의 망을 통하여 만남을 가지기 때문에 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사람들은 더 많이 모임에 쉽게 참석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 발표자가 발표 자료를 화면에 띄우고 청중에게 보다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동 녹화 기능이 있어서 이를 유튜브에 올리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네 번째, 새로운 장비를 구입할 필요 없이 기존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컴퓨터를 활용하여 인터넷망에 접속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많은 장점을 지닌 웨비나 소통 방식을 대구경북 지역의 행사모임에 적용한다면, 아래와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재경영덕군향우회 등 군 단위, 도 단위 향우회가 서울에 있다. 향우들이 목표로 하는 고향의 발전에는 고향 주민들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5시간씩 차를 타고 고향 사람들이 서울로 올라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행사는 항상 서울 사는 사람들만의 것으로 제한되고 만다. 재경향우회 회원과 고향 주민들 사이의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웨비나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서울에서 개회식을 하면서 군수가 현지에서 웹에 연결하여 축사를 할 수 있다. 향우회 주최 세미나에 군의 공무원이나 주민들이 웹상에 접속하여 회의에 참석하여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역으로 군에서 개최되는 각종 행사에도 서울 향우들이 영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이제는 군민들을 위해 대학이나 문화원이 개설하는 인문학 강좌도 서울 혹은 군 소재지에서 개최가 가능하게 된다. 40명의 신청자를 서울과 군민들로부터 받아 10회의 강좌를 개설한다. 서울에서 2회, 군 소재지에서 2회 그리고 웹상에서 6회로 강좌를 기획하면 된다. 과거에 불가하게 여겨졌던 서울과 군민 간의 인문학 강좌가 가능해질 것이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강사도 가상망을 통해 지방에서 열리는 강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행사 주최자 입장에서는 강사 섭외가 수월해질 것이다.

군 단위 고등학교의 후배들을 지도하기 위한 멘토링 제도의 운영이 쉽지 않다. 이것은 선배들이 고향의 모교에 직접 내려가서 후배들을 만날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선배 1명이 후배 5명을 담당하여 수시로 고향의 후배 학생들과 웹상으로 연결, 조언을 해 줄 수 있게 된다.

지역 관광 홍보에 줌을 충분히 사용하여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역의 관광지에 관심 있는 예비 관광객들을 망에 들어오도록 한 다음, 관광해설자가 그 관광지를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는 것이다. 맛보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감동받은 사람들은 더 쉽게 그 관광지를 찾게 될 것이다. 이것을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하게 되면 외국인들도 유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코로나 사태가 가져온 소통 방식의 변화는 우리 대구경북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온라인 화상회의와 같은 비대면 소통 방식을 잘 활용하자.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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