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이면 추운 줄도 모르고 친구들과 숨바꼭질하던 어렸을 적 추억이 떠오른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라는 말을 외치며 놀이는 시작되고 마음 졸이며 찾던 때가 생각난다.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겨울철, 좁은 문틈을 타고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과 함께 위험은 우리 곁으로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어릴 적 술래가 돼 숨은 친구들을 찾던 마음으로, 이제는 겨울 속 화재 위험을 찾아봐야 할 때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눈에 보이는 위험이 없더라도 수면 아래에서 위험은 언제나 흐르고 있다. 추위를 피해 사람들이 밖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자연스레 난방 기기 사용은 증가하게 마련이다. 그 사이 위험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지 모른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화재 건수는 11만4천91건이었다. 실제로 겨울철은 평균 1만4천484건으로 1년 중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주거시설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전체의 29%를 차지할 만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매년 발생하는 화재 사망자 317명 중 주택 화재 사망자가 175명으로 전체 화재 사망자의 5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난방 기기 사용이 잦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단순히 이러한 난방 기기 사용이 증가한다고 해서 화재 위험성이 높아지는 걸까. 최근 화재 발생 원인 통계를 살펴보면 기기 사용 후 전원을 끄지 않고 외출한다거나 가연물을 전기난로 등에 가까이 두는 '부주의'로 인한 원인이 전체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위험 앞에 무심히 지나치는 행동과 잠시 허락했던 무관심이 우리의 불행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부주의 화재는 우리가 '아차' 하는 순간 우리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가곤 한다. 이런 부주의 화재를 줄이기 위해 소방 관서에서는 안전교육 등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화재 예방을 위해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소방안전교육도 하고 우수한 소방정책을 펼쳐도 부주의 화재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나부터 스스로 안전 의식을 갖고 주의와 관심을 가질 때 화재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불조심 표어가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 표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1946년부터 사용돼 왔다. 문구 그대로 '불조심에 대한 주의'는 예로부터 강조돼 왔다. 74년이 지난 지금도 '불조심' 하면 이 표어가 떠오르듯이 화재 예방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주의와 관심'이다.
이제 우리 스스로 '겨울철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또 그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사소한 부주의로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는 일이 없도록 화재 예방을 생활화하고 지금 주변에 또 다른 위험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주길 바란다.
더불어 겨울철 화재 예방이 아무리 절실하다고 해도 소방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지기 어렵다. 국민의 관심과 소방의 노력이 함께한다면 비로소 안전이라는 공공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저녁노을이 질 무렵 숨바꼭질이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집으로 돌아갔듯이 소방은 국민과 함께 웃음이 가득한 연말·연시가 될 수 있도록 겨울철 안전을 약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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